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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내 성폭력 고발, 고양예고 졸업생 107명 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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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내 성폭력 고발, 고양예고 졸업생 107명 뭉쳐

입력
2016.11.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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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예고 문예창작학과 졸업생 연대 ‘탈선’의 오빛나리(오른쪽) 대표와 문태영 부대표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약사신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양예고 문예창작학과 졸업생 연대 ‘탈선’의 오빛나리(오른쪽) 대표와 문태영 부대표가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약사신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트위터에서 시작된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대규모 오프라인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고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생 연대 ‘탈선’은 11일 오후 4시 서울 관악구 서울약사신협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교 강사로 재직했던 문인들의 성폭력 가해 사건과 침묵하는 문단 및 학교,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엔 졸업생 외에도 정세랑 소설가, 문학과지성사의 편집위원인 강동호 문학평론가, 금정연 서평가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

‘탈선’은 지난달 22일 트위터에서 배용제 시인을 ‘B시인’으로 지칭하며 그의 성폭력을 최초로 고발한 계정 ‘고발자5’로부터 시작됐다. 23일 계정 ‘생존자 C’가 고양예고 강사인 ‘C소설가’의 성폭력을 고발하며 연대했고, 같은 날 계정 ‘Hate B’가 ‘B시인’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금품을 갈취했다며 목소리를 보탰다. 이에 고발자들을 지지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양예고 문창과 졸업생 107명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 ‘탈선’이 구성됐다.

오빛나리 ‘탈선’ 대표는 “가해자로 지목된 작가들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강사’와 ‘문인’, ‘남성’이라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러나 대책 강구에 앞장서야 하는 학교와 문단, 사회는 여전히 침묵하며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연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문인, 고양예고, 문학과지성사, 문인단체에 각각 요구사항을 밝혔다. 가해 지목인들에게는 “법적 처벌에 따르고 사죄할 것과 모든 문단 및 교육 활동을 중단할 것”, 고양예고에는 “문학 강사 성폭력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본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과 실기 강사 채용 기준을 공개하고 범죄 혐의 유무를 채용 기준에 포함할 것” 등을 요청했다. 배용제 시인을 포함해 가해자로 지목된 문인들의 시집을 다수 출간한 문학과지성사에 대해서는 “(문지 산하) 문지문화원 ‘사이’에 성폭력 예방 내규를 만들 것과 ‘문지 시인’이라는 타이틀이 가해 지목인의 권력이 되었음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질 것”, 문인단체에는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을 개인의 문제, 외부의 문제, 타인의 문제로 은폐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탈선’ 측은 “그들(가해 지목자)이 남성이어서, 선생이어서, 등단한 문인이어서 자신의 폭력을 문학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때 우리는 수많은 침묵에 둘러싸여 있었다”면서 “우리는 바로 그 고요를 지우기 위해 입을 열고, 말을 하고, 소리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배용제 시인은 폭로가 나왔을 당시 블로그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강제성을 띤 성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과문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C소설가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글ㆍ사진=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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