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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타고투저, 나쁜 건가요? 좋은 점도 있습니다! #홈런왕_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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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타고투저, 나쁜 건가요? 좋은 점도 있습니다! #홈런왕_고마워

입력
2018.04.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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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시즌 이승엽의 홈런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를 든 팬들이 구장 외야석을 가득 메웠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타고투저(打高投低)는 ‘나쁜 것’일까. 아니다. 장점도 있다.

2018년도 타고투저 시즌이다. 경기마다 홈런이 펑펑 터져 나오고 있다. 3월 24일 개막 이후 한 달가량 흐른 지난 22일까지 10개 구단은 총 122경기를 치렀다. 이 기간 홈런은 291개에 달한다. 매 경기 평균 2.3개의 공이 담장을 넘어간 셈이다.

투수들은 괴롭다. 선발 승은 물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도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몇 년 동안 스트라이크존을 조금씩 넓혀가며 타고투저 완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볼 판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측면도 있다. 전례를 살펴보면 타자들이 최고의 활약을 한 시즌마다 프로야구는 흥행 가도를 달렸다. 홈런과 득점이 많이 나올수록 더 많은 관중이 프로야구장을 찾는 셈이다.

장종훈(전 한화)이 은퇴식에서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역대 투고타저가 심했던 시즌으로는 1992ㆍ1999ㆍ2003ㆍ2014년이 꼽힌다. 1992시즌 장종훈(50ㆍ전 한화)은 41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로 시즌 40홈런을 돌파했다. 이글스의 영원한 홈런타자로 남은 장종훈의 활약이 돋보였던 그 해, 한화는 1990년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홈 관중(38만391명)을 동원했다.

1999년에는 30(홈런)-30(도루) 타자가 3명이나 배출되면서 호타준족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병규(전 LGㆍ30-31), 홍현우(전 해태ㆍ34-31), 제이 데이비스(전 한화ㆍ30-35)는 관중을 열광시켰다. 역대 30-30클럽 가입자 6명 중 3명이 한 해에 탄생했다. 당시 KBO리그 시즌 관중은 322만624명(평균 6,100명)으로, 전년도 263만9,119명(평균 5,236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승엽(전 삼성)이 당시 아시아 최다인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2003시즌은 프로야구의 전설로 남아있다. 구장 외야석이 잠자리채를 든 관중으로 가득 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팬들은 저녁 뉴스까지 장악한 이승엽의 아치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 해 역시 시즌 관중 272만2,801명(평균 5,118명)이 들어 전년도 하락했던 관중 곡선을 상승세로 돌려놓았다.

이병규(전 LG)가 은퇴식에서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 앞에 서있다./사진=OSEN

2014시즌은 본격적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된 시점이다. 평균자책점 2점대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고, 1위는 3.18(밴덴헐크ㆍ전 삼성)에 그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사례도 압도했다. 빅리그 역대 최고의 타고 시즌이었던 2000년은 팀당 평균 득점 4.77점이었다. KBO리그는 2014년 이후 팀당 평균 득점 5점을 넘기고 있다. 2013년 4.6점이었지만 5.6점(2014년)-5.2점(2015년)-5.6점(2016년)-5.3점(2017년)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관중 수는 큰 증가폭을 보였다. 2014년 650만 관중에서 2015년 736만 관중을 동원하더니 2016ㆍ2017년 연속 프로스포츠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답답한 순간에 시원하게 솟구쳐 오르는 홈런은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꽉 막혀 있던 것을 뚫어내는 큰 아치는 프로야구가 많은 사랑을 받는 비결이기도 하다. 올 시즌 총 720경기 중 17%가 진행된 지난 23일까지 136만5,351명의 관중(평균 1만1,191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 추세라면 3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도 기대해볼 수 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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