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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외교전 북한 승리? CVID 빠진 ARF 의장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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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외교전 북한 승리? CVID 빠진 ARF 의장성명

입력
2018.08.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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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판문점선언 담긴 ‘완전한 비핵화’

北 핵ㆍ미사일 도발 강조 작년과 대조

北에 “완전한 비핵화 공약 이행 촉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이 끝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이 끝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주최 장관급 안보협의체 의장성명에서 북한이 줄곧 거부감을 드러내 온 비핵화 관련 표현이 빠졌다. 북한 의중이 반영됐을 법한 결과다.

올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4일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내용을 정리해 6일 새벽 발표한 의장성명에서 “ARF에 참가한 외교장관들이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과, 추가적인 핵ㆍ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역내 정치ㆍ안보 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결성된 아세안의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1994년 출범한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다. 아세안 10개국과 남북한을 포함한 모든 6자회담 당사국 등 27개국이 참가한다.

의장성명에 따르면 ARF 외교장관들은 또 모든 관련된 당사자들이 판문점선언과 북미 정상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향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장관들이 모든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 평화ㆍ안정에 기여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성명은 “장관들이 4월 27일과 5월 26일의 남북 정상회담, 6월 12일의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선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도 환영했다”고 부연했다. “몇몇 장관들은 인권 관련 문제를 포함한 다른 미해결 현안들의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는 문안이 성명에 담기기도 했다.

이번 의장성명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한 올해 한반도 정세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에 대한 우려가 강조됐던 지난해 성명과 기조가 달라졌다. 특히 일부 장관이 지지했다는 식으로 지난해 성명에 담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이 올해 성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올 성명에서 CVID를 대체한 ‘완전한 비핵화’는 4ㆍ27 판문점선언과 6ㆍ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기된 표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ARF에서도 여러 장관들이 CVID를 거론하면서 “CVID를 가져오려는 국제적 노력을 지지한다”라는 문구가 성명 초안에 삽입되기도 했지만, 북한의 반대 의견이 관철된 것으로 짐작된다.

강경화(왼쪽 세 번째) 외교부 장관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념 촬영을 마친 뒤 각국 여성 외교장관들과 따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강경화(왼쪽 세 번째) 외교부 장관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념 촬영을 마친 뒤 각국 여성 외교장관들과 따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남중국해 간척, 평화ㆍ안정 저해 우려”… 中 겨냥

한편 성명은 “ARF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남중국해 관련 문제들을 논의했다”며 “간척(land reclamation)과 그 지역에서의 활동들이 신뢰를 저해하고 긴장을 고조시켰으며, 역내 평화와 안보,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7개 암초를 매립, 군사 요새화를 거의 마무리한 사실을 겨냥한 문구로 분석된다. 스프래틀리 제도를 중국은 난사(南沙)군도로, 필리핀은 칼라얀 군도로 각각 부른다.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남중국해 암초 매립을 비판해 왔다.

다만 성명에는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 간의 남중국해 행동수칙(COC) 협상에서 이뤄진 진전에 장관들이 고무됐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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