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윤주 기자

등록 : 2017.07.13 17:01
수정 : 2017.07.14 00:40

추경 살리기 위해 “인사는 고유 권한” 대통령 소신 접었다

급박했던 국회 정상화 협상

등록 : 2017.07.13 17:01
수정 : 2017.07.14 00:40

여야 12일 저녁 비공개회동 물꼬

국민의당 ‘秋 사과’ 요구에

우원식, 靑 사과 역제안해 접점

한국당의 ‘趙 철회’ 고집엔

靑 찾아 文대통령에 조치 건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국회 정상화까지 여야와 청와대는 2박 3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신 청와대가 대리 사과하면서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을 가까스로 풀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대리로 사태를 수습하는 장면에서 당청 갈등론이 불거졌고 국민의당이 특별한 조건 없이 수용하는 모양새에서는 빅딜설도 흘러 나왔다.

국민의당 불만을 잠재운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까지 달래기 위해 조대엽 낙마 카드를 들고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까지 설득했다. 인사는 고유 권한이라던 문재인 대통령도 조 후보자를 버리는 해법을 수용하면서 대치 정국은 극적으로 타개됐다.

11일 문 대통령은 국방부ㆍ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을 연기하는 조건으로 72시간 협상 데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여야는 서로의 패는 숨긴 채 탐색전만 벌이며 이틀 남짓을 허비했다. 정국의 물꼬를 튼 계기는 여야 원내지도부의 12일 저녁 비공개 회동이었다.( ▶본보 13일자 5면 : 與, 野 설득 막판 총력… 한밤 협상 급물살 ) 하루 종일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퇴짜를 맞았지만,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후 늦게 정우택 자유한국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연쇄 회동을 이끌어 냈고, 오후 9시쯤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선 “야당이 드디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뒤늦게 마주 앉은 여야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우 원내대표는 조대엽 후보자 선별 낙마 의사를 타진하며, 야당을 향해 추경 처리 및 국회 복귀를 담보 해달라고 선제 공격에 나섰다. 그러자 야당 대표들도 기다렸다는 듯 각자의 ‘청구서’를 꺼내 들었다.

국민의당 지도부의 일관된 요구사항은 제보 조작 사건에 불을 지른 추미애 대표의 사과였지만,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사과를 역제안 하면서 접점을 모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송영무 낙마를 콕 집어 요구하면서도 차선책으로 조대엽 낙마와 함께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유감 표명으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공통분모가 찾아졌다.

밤 사이 진전된 여야 협상안을 받아 든 청와대는 13일 오전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추경 처리가 시급했던 청와대는 국민의당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세웠다. 임 비서실장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나자마자 여의도 국회로 달려가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만난 뒤 정국 파행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추경 협조를 요청했고, 박 비대위원장은 수용했다. 곧이어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추 대표 막말에 대한 재발방지가 담보된 것이냐”는 목소리가 일부 제기됐지만 결론을 뒤엎기는 역부족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당을 복귀시킨 우 원내대표는 한 발 더 욕심을 냈다. 한국당 등 보수 야당 없는 국민의당 복귀는 반쪽 정상화에 그치기 때문이었다. 보수야당을 참여시키기 위해선 조대엽 후보자의 낙마 카드가 불가피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자’는 판단에 우 원내대표는 오후 2시 30분쯤 청와대를 찾아갔고 1시간가량 문 대통령과 회동하며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건의했다. 회동을 마친 우 원내대표는 “사실상 조대엽 후보자에 대한 건의였다”고 했다.

이후 청와대 주변에선 오후 6시 조대엽 사퇴설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가타부타 확인해주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인사와 추경은 연계하지 않는다’는 분리 원칙을 고수했었다”며 “그만큼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었다는 방증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오후 6시 4분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파행 정국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국회 정상화 물꼬를 트기까지 여야 2박 3일 막후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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