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치매,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해도 예방”

알림

“치매,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유지해도 예방”

입력
2017.01.02 20:00
0 0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과장 인터뷰

‘치매 전문의’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장은 “치매가 걸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앙보훈병원 제공
‘치매 전문의’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장은 “치매가 걸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앙보훈병원 제공

치매는 대표적인 고령 질환이다. 이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이 벌써 61만 명이다. 65세 고령 인구의 10% 수준이다. 80대가 되면 3명 가운데 1명꼴로 치매가 나타난다. 2020년에는 환자가 84만 명이나 되고, 2025년엔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흔히 ‘노망’이라고도 불리는 치매가 생기면 환자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죽하면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치매 예방ㆍ관리법을 알아보기 위해 ‘치매 전문의’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과장을 만났다.

-건망증이 치매의 전조 증상인가.

“치매는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을 비롯해 혈관성 치매(뇌질환으로 발병), 루이소체 치매(파킨슨병 증상과 환시 등이 생김), 전두측두엽 치매(무력해지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함) 등이 있지요. 나이 들면서 건망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치매와 다릅니다. 하지만 건망증을 가벼이 여기면 안됩니다. 건망증 등을 포함한 경도(輕度)인지장애의 15%가 알츠하이머병이 되기 때문이지요.”

-알츠하이머병은 왜 생기나요.

“베타아밀로이드 가설로 설명하지요.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여 엉켜 붙으면서 이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해 인지능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1906년 독일 신경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는 학계에 새로운 질병을 보고했습니다. 기억력 감퇴, 언어 장애, 기억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뇌 속에서 끈끈하게 엉킨 단백질 덩어리를 발견했죠.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단백질 덩어리인 ‘플라그’가 생성됐고, 여기서 발생한 독이 신경세포를 망가뜨리죠. 베타아밀로이드는 모든 사람의 뇌에 있는데, 어떤 이유로든 이것이 뭉치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하지만 플라그가 생겨도 이 병에 걸리지 않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인과관계에 대한 논란이 있죠.”

-알츠하이머병을 미리 알 수는 없나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한 뒤 10~15년 지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립니다. 60대에 이 병이 생겼다면 40대 중반부터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침착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지요. 따라서 40대 중반부터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생성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였다고 해서 반드시 병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미리 알아내기 어렵지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없나요.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없습니다. 다만 치매는 아세틸콜린 호르몬 분비가 떨어져 생기는데 아세틸콜린 호르몬 분해를 억제하는 약은 나와 있어 아세틸콜린 호르몬을 보충할 수는 있죠. 하지만 이 약도 초기엔 효과 있지만 중기나 말기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게 약점이죠. 문제는 치매 환자의 대부분이 방치하다 중ㆍ말기에 병원을 찾다 보니 약효를 제대로 거둘 수 없는 게 아주 안타까워요. ”

-젊은이도 치매에 걸린다는데.

“젊은층에서는 뇌혈관 질환이 누적돼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가 생기기도 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투여하거나 경동맥 수술을 해 더 이상 진행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치할 수도 있지요.”

-치매와 콜레스테롤이 상관관계가 있다는데.

“치매를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 관리가 매우 중요하죠. ‘나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그가 많아진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을 정상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정상수치는 HDL콜레스테롤은 60㎎/dL 이상, LDL콜레스테롤은 100㎎/dL 이하입니다.”

-치매 예방법은 없나요.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을 합니다. ‘진’땀나게 운동하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금연하고,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고, ‘대’뇌 활동을 열심히 해 뇌를 자극하고,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고 절주하고, ‘명’을 연장하는 오메가3가 풍부한 호두 땅콩 등 견과류를 열심히 먹으라는 뜻이지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