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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바라 본 남북한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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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바라 본 남북한 어떤 모습일까?

입력
2018.08.05 22:44
수정
2018.08.0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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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국내 첫 개인전

7년간 일상모습 동일조건ㆍ구도서 촬영

여수 노마드갤러리 11일부터 60여점 전시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border | korea’ 특별전.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border | korea’ 특별전.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세계 처음으로 남ㆍ북한의 사람과 풍경을 동일 조건에서 촬영한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45)의 국내 첫 개인전 ‘border | korea’가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대안예술공간 전남 여수 노마드갤러리(관장 김상현)에서 열린다. 전시는 올해 70주기를 맞는 여순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초대전으로 마련됐다. 유스케 히시다는 11일 오후 6시 전시 첫날 여수를 방문해 관객들과 직접 만난다.

작가는 2009년 5월부터 2015년까지 7차례 북한을 방문해 일상적인 풍경과 사람의 모습을 촬영하고 같은 방식으로 남한에서 동일조건과 동일구도로 촬영했다. ‘지도상에 그어진 하나의 줄이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까’라는 의문에서 그의 작업은 시작됐다. 작품은 2017년 사진집 ‘경계 | 한반도’(원제 ‘border | korea’, 리브로아르테 출판)가 출간돼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노마드갤러리는 사진집에 실린 작품 가운데 60여점을 이번 여수 전시에서 선보인다. 김 관장은 “유스케 히시다의 작품 전시는 현대사의 비극인 여순사건을 새롭게 인식하고 승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남과 북이 서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고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남한과 북한 청소년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모습, 해수욕장에서 수영하는 장면, 태권도를 하거나 발레를 하는 모습을 담아냈으며 어느 곳이 남한인지 북한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작가는 “겉으로 봤을 때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 기상 조건, 건물과 산천의 배치를 찾아 몇 번이고 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작가가 북한 촬영을 하게 된 계기는 일본인의 북한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다. 일본인으로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유스케 히시다는 “자신의 사진을 통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 나라의 삶과 생각, 운명의 대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기존의 영상 매체 등에서 얻은 선입견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직선거리로 190㎞의 위치에 있는 서울과 평양에서 사람들은 각각의 일상을 살아간다. 70년간 분단된 이래 쌓여온 수많은 선택들은 같은 이름을 갖고, 같은 언어로 이야기하고, 비슷한 얼굴을 가진 하나의 민족을 완전히 다르게 바꾸어 버렸다”며 “학생들의 교복, 군사분계선을 끼고 대치하는 병사, 각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지체 없이 각각의 가치관을 익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7년간 작업하면서 남북한 분계선을 사이에 둔 사진들 사이에 점점 다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차이는 더 사라질지 모른다. 극적인 변화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북한에 대한 고착화된 가치관에 파문을 일으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2014년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달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유스케 히시다를 소개한 강제욱 작가(수원국제사진축제 총감독)는 “북한 사진을 여러 작가들이 찍어 왔지만 남북한을 동일조건, 동일 구도에서 촬영한 작가는 유스케가 유일할 것”이라며 “세습, 독재, 이데올로기, 탈북 등의 정치적 이유가 아닌 일상의 모습을 담아 북한 사회를 인간의 사회로 보여줘 감동을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일본 사진작가 유스케 히시다 작품 ‘border | korea’. 여수 노마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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