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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 고양이는 백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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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 고양이는 백성이다

입력
2017.01.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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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위)와 이를 이어받은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 도도한 고양이는 인민의 은유이기도 하다. 천년의상상 제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위)와 이를 이어받은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 도도한 고양이는 인민의 은유이기도 하다. 천년의상상 제공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진중권 지음ㆍ천년의상상 발행

336쪽ㆍ1만8,000원

고양이는 도도하다.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랑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베풀려고 든다. 그 매력 때문일까. 17세기 영국에선 ‘고양이는 왕을 쳐다봐도 된다’는 말이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그 고양이, 체셔가 등장한다. 아니 더 정확히는 웃음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렇기에 “저 놈의 목을 베라”는 하트 여왕의 명령은 딜레마를 낳는다. “목을 떼어낼 몸이 없는 고양이의 목을 베는 일을 불가능하다”는 반론 때문이다. 목을 베어버릴 수 없는 고양이, 사라지면서 웃음만 남긴 채 사라지는 고양이. 어쩌면, 먼저 눕고 먼저 일어선다는 풀의 서양 버전인지 모르겠다. 고양이 루비를 기르고 있는 미학자 진중권은 이리 적어뒀다. “공화국에서 백성은 고양이 같은 존재다. 공화국의 백성은 당당하게 왕을 쳐다봐도 된다. 좀 쳐다봤다고 백성의 목을 치라는 것은 몸 없는 고양이 목을 베려 드는 것만큼이나 부조리한 일이다.” ‘공화국’과 ‘왕’ㆍ‘백성’이 양립 가능한가는, 이 포스트모던한 세계에서 별론으로 치자.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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