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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전쟁서 정면충돌 대신 여론전ㆍ우군 확보전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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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전쟁서 정면충돌 대신 여론전ㆍ우군 확보전 주력

입력
2018.07.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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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2,000억달러(약 226조6,000억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고율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지만, 이에 상응하는 직접적인 보복조치 대신 여론전과 우군 확보전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여론전은 국내와 국제사회를 향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미국을 강력 비난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거듭 다지고 있다. 15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양제츠(陽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어떤 국가라도 마음대로 중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을 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중국은 자신의 합법적 권익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필요한 반격을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의 격화되는 무역 갈등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관영 매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전 세계에 불안감을 조성한 미국의 무역전쟁 도발은 비이성적이고 신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은 중국이 굴기(堀起ㆍ우뚝 섬)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논평에서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미국의 낮은 저축률과 첨단기술 제품 수출 억제 정책의 결과”라며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훔쳐갔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무역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비겁한 술책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국제 사회를 향해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임하고 개혁ㆍ개방 확대를 강조하는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해온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단 부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중국은 시대 흐름에 맞춰 균형적인 발전을 추진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투자 허용을 더욱 완화해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15년 내에 전 세계에서 24조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입하고 각각 2조달러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와 대외투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최고지도부도 연일 유럽연합(EU) 등에 ‘미국 우선주의’에 맞선 공동행보를 제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대 통신기기 제조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때를 전후해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의 공식 행보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전문가로 미국 정계와 재계에 투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왕 부주석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실질적 대리인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1일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을 만난 데 이어 이튿날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다. 4차례의 미중 정부 간 무역협상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왕 부주석이 이르면 이달 말 워싱턴을 다시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이란 용어를 가급적 쓰지 말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서도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리스크를 줄이려는 왕 부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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