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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친화력ㆍ정치력으로 최고 실세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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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친화력ㆍ정치력으로 최고 실세 부상

입력
2018.05.08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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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이미지에 정무 감각 뛰어나

文대통령의 보완재 역할 ‘한몫’

대북 비선라인ㆍ외교팀 중재도

‘사실상 부통령’ 평가 약이자 독

“친문과 파워게임 예고”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참석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참석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청와대 사람들과 일하면서 ‘참 유연하고 겸손하다’는 것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완전히 분위기 메이커다. 어떤 분위기든 유머러스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더 좋아한다.”

평소 친노ㆍ친문 그룹과는 거리가 있었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관훈토론에서 임 실장 등 청와대 참모를 평가했던 발언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586그룹, 재선 의원 출신 임 실장은 원조 친문 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2016년 10월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대선캠프 비서실장으로 품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이 총리와 함께 발표한 새 정부 첫 인사 대상자 2명 중 한 명이다. 논리가 뛰어난 법률가 출신 60대 문 대통령에게 50대 초반 임 실장의 젊은 이미지와 친화력, 정치력은 보완재 역할로 충분했고, 지난 1년 청와대는 무난히 굴러왔다.

고비도 있긴 했다. 출범 초 청와대는 인수위원회 체제가 없었다는 약점 때문에 조각을 마무리하느라 연말까지 고난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임 실장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가 터질 때마다 속앓이를 해야 했다. 문 대통령 취임 초부터 북한의 잇따른 중ㆍ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안보 위기도 고조됐다.

하지만 임 실장의 능력은 외교안보 위기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 여권 관계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 비선라인과 공식 외교안보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일이 성사되도록 대통령의 정책 판단을 보좌했던 사람이 임 실장”이라고 전했다.

임 실장은 16, 17대 의원 시절 6년이나 국회 외통위 위원을 지낼 만큼 북한 문제나 외교 현안 전반에 밝았다. 특유의 정무 감각에다 청와대 조직이란 시스템이 더해지자 힘이 붙었다. 지난해 말 불거졌던 아랍에미리트(UAE) 비밀 군사협정 의혹 당시 직접 특사로 나서 깔끔하게 일을 해결했던 사례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새해 들어 남북관계 급진전 국면에서 임 실장은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청와대와 국정원, 통일부 실무진을 이끌며 판문점 정상회담을 꼼꼼히 준비했고, 도보다리 회담과 완전한 비핵화 약속이라는 의전, 의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장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단 둘이 배석한 것은 실세 비서실장으로서 그의 위상을 보여줬다.

또 “임 실장은 복잡한 사안도 심플(간단)하게 정리해 깔끔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도 여권에서 나온다. 어떤 사안이든 그가 나타나면 문제가 해소되는 해결사, ‘임 반장’ 이미지도 구축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만 해도 청와대 참모들의 경험이 조금은 부족해 현안에 흥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임 실장이 ‘차분히 대응하자’는 주문을 되풀이 하고, 그 결과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실장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년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위상은 급성장했다. 그에겐 약이자, 독이기도 하다. 노영민 주중대사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원조 친문의 국내 복귀 시 여권 내부의 파워게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 집권 2기 운영 구도와 그의 거취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임 실장이 임기 초와 달리 언론과의 소통을 줄인 것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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