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원 기자

등록 : 2016.11.14 20:00
수정 : 2016.11.14 20:00

“트럼프, 한국ㆍ일본 제치고 북한과 직접 협상할 수도”

등록 : 2016.11.14 20:00
수정 : 2016.11.14 20:00

기미야 다다시 日 도쿄대 교수

“日 반미 움직임 나타날 것”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1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불투명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간 의사소통을 강화해 협력 대응해야 할 부분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한반도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정치학과 교수는 14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고립주의 노선과 관련 “한국이나 일본과 상의없이 미국의 이익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 김정은과 직접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미야 교수는 도쿄대 코마바캠퍼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정부가 처한 국내상황도 미국 입장에선 신뢰를 잃어가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개입이 축소되면 일본에서 반미 움직임이 나올 수 있으며, 주한ㆍ주일미군 분담금 증가 요구 등에 한일이 연대해 트럼프 정부에 대응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_-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세계 안보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기나.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면 유럽은 자체적인 지역질서를 형성할 수 있지만, 중동은 혼란이 심각해질 것이다. 동아시아는 매우 미묘하다. 중국에 맡기겠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일본은 미국 없이 중국을 견제하기 어렵다. 일본에서 반미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한국도 그것을 바라지 않게 된다.”

_동아시아에서 중일간 충돌은 더 심해지지 않겠나.

“한국에서 보는 것처럼 양국관계가 나쁘지는 않다. 힘의 관계가 일본 우위에서 대등하게 바뀌고, 다시 중국 우위로 변하는 과정에서 양쪽 모두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겨났다. 향후는 비대칭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 이전처럼 일본이 독자적으로 중국과 맞서기는 어렵다. 일본도 만일 트럼프의 고립주의가 정착된다고 확인될 경우 중국의 대국화에 편승하는 입장이 나타날 수 있다.”

_북한 문제는 트럼프가 어떻게 풀어갈 것 같나.

“발언 자체가 많지 않아 예측이 어렵다. 트럼프 진영의 존 볼튼 전 유엔대사는 북한의 ‘레짐체인지(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중국의 도움 없이 바깥의 힘만으로 그렇게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_한국과 북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나.

“남북 모두 곤란한 부분이 있다.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며 아무것도 안 했는데 고립주의는 인내를 넘어 무관심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에 관심 받고 북미수교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본토까지 겨냥하는 미사일 개발과 핵탄두 소형화를 추구한다. 핵 보유국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그런데 고립주의 색채와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면 가장 우려되지만 트럼프가 한국이나 일본 모두 제치고 미국의 직접적 피해가 없는 범위 내에서 북한과 직접 협상할 수 있다.”

_주한ㆍ주일미군 분담금이나 미군철수 언급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군이 철수해 직업군인들이 복귀하면 미국 스스로 감당할 재정부담은 더 커진다. 결국 돈을 더 내라는 것인데 미일, 한미간 현재처럼 각각 협상하면 미국이 우월한 입장이다. 한일간 이 문제를 협력해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고 이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처럼 한일간 싸우면서 따로따로 대응하는 것은 불리하다.”

_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에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한미동맹 때문에 핵무장을 못했다는 생각이 있지만 일본에선 미국이 하라고 해도 국내반발이 커서 응할 가능성은 없다. 물론 트럼프가 진지하게 이 방향으로 간다고 보지 않는다.”

_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추진으로 한국 내 비판여론이 많다.

“오해를 풀어야 한다. 한국에선 마치 군사동맹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중요정보 교환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한일협력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여전히 터부시되는 게 많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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