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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신기’, 엄마들은 ‘불안’… 초등생 등교 두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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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신기’, 엄마들은 ‘불안’… 초등생 등교 두 표정

입력
2020.05.27 11:22
수정
2020.05.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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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일초교 1학년 첫 등교

대부분 엄마아빠 손잡고 등교

27일 오전 수원시 선일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27일 오전 수원시 선일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첫 등교를 맞은 27일 오전 8시 40분 경기 수원시 선일초교 앞.

아이들은 1학년이고 첫 등교다 보니 대부분 엄마아빠 손을 잡고 등교했다. 학교에 다다르자 아이보다 엄마 아빠들이 더 긴장돼 보였다. 학교라는 곳을 처음 가는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앞선다는 것이다.

교문 앞에 선 교사들이 “학교는 아이들만 들어갑니다”라는 말에 헤어져야 하는 엄마들은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 “마스크 절대 벗으면 안 돼”, “좀 있다가 올게”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이를 들여 보낸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듯 교문 안으로 들어간 아이가 잘 가는지 담장 사이로 쳐다보는 등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교문에서 아이와 헤어진 한 아빠는 “아이가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 해 보내긴 했는데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며 “학교에서 잘 하겠지 싶지만 애들이 마스크를 안 벗고 잘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부부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냈는데 이달 말까지여서 아이를 어쩔 수 없이 보냈다”며 “직장만 아니면 집에 더 데리고 있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아빠도 “불안한 마음 반, 시원한 마음 반”이라며 “아이가 집에 있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는데 등교를 하니 여유가 좀 생기는 것 같은데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오전 울산시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손 씻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오전 울산시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손 씻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 측은 아이들의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교문에서부터 교실까지 4~5m 간격으로 교사를 배치해 아이들을 맞았다. 간격이 가까워지면 천천히 가도록 했다.

건물로 들어서기 전 “집에서 발열 체크한 쪽지를 제출해 주세요”라는 한 교사의 말에 “그게 뭐에요?”라고 되묻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가방에서 곱게 접은 쪽지를 꺼내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 측은 사전에 집에서 아이의 열이 나는지 여부를 체크해 제출해 주도록 했다.

교실에서도 담임 교사 외 1명의 교사를 추가 배치해 아이들이 실내화로 갈아 신고, 명찰을 찬 후 자기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친구와 담임, 교실과 책상 등 모든 게 새롭다 보니 친구끼리 대화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도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

교실 좌석도 좌우, 앞뒤 간격을 1~2m를 유지했고, 교실 앞에 설치된 TV모니터를 통해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등 수시로 방역에 대해 강조했다.

1학년 3반 담임교사가 첫 등교에 대한 소감을 묻자 아이들은 “학교가 너무 가고 싶어서 8시에 벌떡 일어났어요”, “학교에 가려고 하니 막 떨렸어요”라며 좋아했다.

임경애 선일초교 교장은 “교사는 물론 전 교직원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방역 지침에 잘 따르도록 반복적으로 많은 연습을 했다”며 “매시간 손 소독을 실시하고, 급식실이나 화장실 갈 때 이동하는 법 등 수시로 가르치고 있으니 부모님들께서도 많은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선일초교는 이날 1학년 88명 중 81명이 등교했다. 7명은 사전에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해 이날 등교하지 않았다. 2학년은 28일 등교하며 1주일 등교, 3주 원격수업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이날 등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만 시작했다. 교육부는 전국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등 약 237만 명이 학교·유치원에 등교한다고 밝혔다.

수원=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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