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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학술대회도 줄줄이 연기... 교류 끊긴 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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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학술대회도 줄줄이 연기... 교류 끊긴 학계

입력
2020.03.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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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12일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제8회 동아시아지식인문학 지식인문학술대회는 초청된 해외인사 대부분이 불참한 반쪽짜리 행사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일본 교수 6명 중 2명의 비자발급이 거부됐고, 나머지 교수들도 감염을 우려해 한국 땅을 밟지 않았기 때문. 21일 허재영 일본연구소 소장은 “중국 일본 교수들의 발제는 모두 지면 발표로 대체됐다. 국내에서도 발표자 등 꼭 참석해야 할 소수만 모였는데, 그나마 취소되지 않고 열린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4월 일본에서 예정된 국제학술대회를 7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상반기 예정인 각 대학의 학술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특히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취소·연기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대학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지적된다.

국내외 언어학을 연구하는 한국외대 HK세미오시스 연구센터는 지난달 17일~19일 예정했던 인문학 교양강좌 ‘세미오시스 겨울학교’를 취소한 데 이어 5월 8일로 계획한 국제학술대회를 6월로 잠정 연기했다. 이유는 역시 신종 코로나 여파다. 연구센터 관계자는 “격년으로 한번 여는 국제대회라 취소할 수는 없고 미뤄서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자국에서 지원받아 참가하는 해외학자들은 대회 일정이 미뤄지고 이마저도 불투명해서 지원받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임지현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소장은 “국제대회는 취소보다 연기할 때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대부분 1~2년전부터 행사를 기획하기 때문에 비수기에 항공권, 숙소 등을 싼 값에 예약해두지만, 일정을 변경하면 비용이 늘어 같은 예산으로도 초청·참가하는 인원이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름 있는 해외 연사 초청의 경우 다시 일정 잡는 건 1,2년 후에야 가능해 애초 계획한 만큼의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 이 연구소는 올 6월 13~18일 독일 튀빙겐에서 열릴 국제학술대회, 여름방학 기간 핀란드 투르크에서 열릴 비행대학(유럽 대만 한국의 학점교류 수업) 참가를 줄줄이 취소하기로 했다. 상반기 해외연사 초청특강은 모두 연구소 연구원들의 발제·토론회로 바꿨다. 신종 코로나 확산 때문에 학교가 언제 문을 열지 몰라 국내 연사 초청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이 행사들을 취소할 수도 없다. 허재영 소장은 “국제학술대회 같은 학술활동을 하지 않으면 성과물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당장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기 힘든 인문학 등 기초학문의 경우 국제행사를 개최해 관련 총서를 함께 개발하거나, 국내 연구를 해외에 선보일 때가 많다.

대학의 학술지원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연구재단 등은 각 연구소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로 인한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비용을 지원 사업 내 연구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정을 완화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피해 실태를 바탕으로 추가 후속대책을 논의 중”이라면서 “학술대회 연기·취소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전자정부시스템인 ‘온나라’를 대학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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