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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교육 올스톱 외면 못해” 발 벗고 나선 IT 스타트업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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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교육 올스톱 외면 못해” 발 벗고 나선 IT 스타트업 청년들

입력
2020.03.11 16:49
수정
2020.03.11 19: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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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소통 플랫폼, 게임으로 배우는 영어 앱 등

매달 수천만원대 수익 포기하고 무료 전환

“기존 업무 ‘올 스톱’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해요”

온라인 강의소통 플랫폼 클라썸의 이채린(오른쪽) 대표와 최유진 부대표. 클라썸 제공
온라인 강의소통 플랫폼 클라썸의 이채린(오른쪽) 대표와 최유진 부대표. 클라썸 제공

온라인 강의 소통 플랫폼 ‘클라썸’은 지난달 26일부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각 대학이 개강을 연기한 채 온라인 강의 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이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바 ‘온라인 강의실’을 무료 제공하기로 결심한 것. 1학기가 종료되는 6월까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이나 교수 개인 등의 신청이 500건을 넘었다. 이채린(24) 클라썸 대표는 “신규 이용자들의 문의와 요청이 쏟아지는 전 직원이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면서 “신종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데,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대학을 비롯한 전국의 각급 학교가 사실상 휴교를 단행하면서 교육 공백이 현실화하자, 교육 IT 스타트업의 청년들이 발을 벗고 나섰다. 처음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대학 사회의 고민과 초중고교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근심을 지켜보던 IT업계 ‘청년 스타터’들이 사회공헌에 뛰어든 것이다. 온라인 교육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누릴 수 있는 호기를 만났지만 이들은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국가적 재난을 사업 확대의 도약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클라썸은 이 대표를 비롯한 카이스트 학생들이 주축이 돼 2018년 2월 정식 서비스를 런칭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사한 사용자 UI로 수업 참여도를 높여 대학 인트라넷에 비해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서울대, 카이스트 등 전국 각 대학 교수들이 애용하고 있다.

당초 학습 게시판이나 과제물 공지 등의 강의 소통 통로를 제공하던 클라썸은 최근 기존 온라인 강의 영상 업로드 기능에 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까지 완료해 이 또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학생 1인당 월 8,000원의 이용료를 감안하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교수나 대학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다. 이채린 대표는 “수익도 포기하고 업무도 늘었지만 ‘정말 고맙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힘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이용한 영어 학습 앱 '캐치잇 잉글리시'를 개발한 최원규(오른쪽) 캐치잇플레이 대표. 캐치잇플레이 제공
게임을 이용한 영어 학습 앱 '캐치잇 잉글리시'를 개발한 최원규(오른쪽) 캐치잇플레이 대표. 캐치잇플레이 제공

최원규(41) 캐치잇플레이 대표도 최근 게임을 이용한 영어 학습 응용 소프트웨어(앱) ‘캐치잇 잉글리시’의 월 이용료를 7월 31일까지 무료로 전환했다. 공지 이틀 만에 무료 서비스를 신청한 학생들이 6,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최 대표가 개발한 앱은 특히 초중등 교사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게임을 통한 학습이라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번지면서다. 최 대표는 “학생들과 함께 협동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학급 단위 클래스를 개설해 달라는 교사들의 쇄도하는 주문에 기존 업무는 올 스톱한 상태”고 했다.

최 대표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석사과정 시절부터 게임을 통한 학습 동기 유발을 연구해온 교육 스타트업계의 ‘대부’격이다. 월간 이용료(9,900원)을 감안하면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는 셈이지만 대구 지역 교사들의 요청과 직원들의 성화에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서비스 무료 제공 이후 충남 태안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부터 ‘기업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 받았습니다.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메일을 받았다는 최 대표는 “오프라인 교육 공백을 메우는 데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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