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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국내 1위 클라우드업체 메가존 “일본, 한국 대기업과 3개 합작사 설립 예정”

입력
2020.03.09 07: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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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이주완 대표 “다음달 싱가포르에도 해외 법인 설립”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바쁜 기업이 있다. 바로 클라우드 전문업체 메가존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재택 근무 등을 늘리며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갖추기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란 인터넷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자료를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나 스다양한 기기로 접속해 일을 하는 디지털 환경을 말한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PC)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다.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모두 들어있어서 일일이 구매하거나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업무에 따라 자료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저장 공간도 함께 늘어나 자료 보관용 저장장치 구입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디서나 보이는 하늘 위 구름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융통성 있게 사용량에 맞춰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영어로 구름을 뜻하는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저작권 한국일보]이주완 메가존 대표가 3일 서울 역삼동 메가존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사업 확대를 위해 일본 및 국내 대기업과 3개 합작사를 추가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이주완 메가존 대표가 3일 서울 역삼동 메가존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사업 확대를 위해 일본 및 국내 대기업과 3개 합작사를 추가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국내 1위 업체로 부상

이주완(41) 메가존 대표는 클라우드를 4차산업혁명의 전제 조건으로 규정했다. “확장과 결합이 쉬운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춰야 빅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주제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신기술 접목이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공공 및 민간부문의 클라우드 전환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해외 클라우드 전환율은 미국 40%, 일본 33%로 우리보다 앞선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 흐름에 뒤쳐진 편입니다. 정부와 민간에서 클라우드 도입을 서둘러야 디지털 전환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10년 클라우드 우선 정책을 도입해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중앙기구들이 속속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도 올해 10월까지 정부의 전산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해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중심으로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보다 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22년까지, 구광모 LG 회장은 2023년까지 그룹의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클라우드 전환을 서두르면서 주목 받는 메가존은 자타공인 국내 1위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신한은행, 엔씨소프트, 넥슨, 배달의민족, 고려대, 연세대 등 3,000개 이상의 고객사들이 이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은 고객 기업 숫자나 매출로 평가한 결과 메가존을 아시아 1위 협력사로 인정했다.

1998년 이 대표가 설립한 메가존은 올해 22년된 업력을 갖고 있다. 출발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다. 2009년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의뢰하면서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할 것을 주문했다. 2006년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상용화한 뒤 국내에 아직 상륙하지 않았을 때였다.

삼성전자의 개발 의뢰를 계기로 이 대표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AWS’를 사용해보고 장점을 체감했다. 그래서 제휴를 추진했으나 아마존은 냉담했다. “아마존은 한국 진출 계획이 없다며 제안을 거절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죠.”

이 대표는 꾸준히 고객사들에게 클라우드 시스템을 접목하면서 아마존의 문을 두드려 2012년 국내 최초로 아마존과 AWS 협력사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메가존 성과에 힘입어 2016년 1월에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하며 AWS 사업을 확대했다. 사실상 메가존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일찌감치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이 대표의 결정으로 메가존은 2016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2017년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아마존의 AWS 협력사가 됐다. 지금도 소프트웨어 개발, 디지털 광고 등 창업 때 시작한 사업을 같이 하지만 중심은 클라우드 서비스다. 지난해 매출 4,100억원 가운데 80% 이상인 3,605억원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올렸다.

이 대표는 메가존이 국내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을 기술력과 경험에서 찾고 있다.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던 시절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관련 시장을 개척하면서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기술력을 갖췄습니다.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서비스 관리 도구인 솔루션과 오랜 경험을 축적한 개발인력 등은 단시간 내 갖추기 힘들죠.”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역삼동 메가존 본사 3,4층에 설치된 클라우드 운영센터(COC). 24시간 돌아가는 이 곳은 고객사 서비스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클라우드 관제센터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역삼동 메가존 본사 3,4층에 설치된 클라우드 운영센터(COC). 24시간 돌아가는 이 곳은 고객사 서비스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클라우드 관제센터다. 배우한 기자

◇다음달 싱가포르에 법인 설립, 해외 법인 9개로 확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메가존 본사 3,4층에 마련한 클라우드 운영센터(COC)다. 수 많은 기술자들이 24시간 벽면을 가득 메운 모니터를 지켜보면서 고객사들의 서비스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이 곳은 일종의 클라우드 관제센터다. “24시간 가동하는 클라우드 관제센터를 갖춘 곳은 흔치 않습니다. 고객사는 잠들어도 이 곳은 항상 깨어 있습니다. 서비스 장애나 디지털 보안 위협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들의 클라우드 시스템도 이 곳에서 이상 유무를 원격으로 확인합니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해외에도 진출했다. “당시 베트남에 최초로 해외 법인을 만든 뒤 미국 새너제이, 일본, 중국, 홍콩 등에 잇따라 해외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다음달에 싱가포르에도 법인을 설립해 해외 법인을 9개로 늘릴 예정입니다.”

덕분에 메가존의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비중에서 55%를 차지합니다.”

최근 클라우드의 동향은 멀티 클라우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복수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다양한 업무 환경을 갖춰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죠.”

여기 맞춰 메가존도 아마존 외에 MS, 구글, 텐센트, 알리바바와 손잡고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MS의 국내 1위 클라우드 제휴사인 제니스를 인수하면서 아마존, MS, 구글 등 3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1위 협력사가 됐다.

[저작권 한국일보]이주완 메가존 대표가 "연내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3,4년 뒤 주식 상장까지 추진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이주완 메가존 대표가 "연내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3,4년 뒤 주식 상장까지 추진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LG 이어 일본 및 국내 대기업과 3개 합작사 추가 설립 추진

뿐만 아니라 올해는 LG그룹과 지분을 50%씩 나눠 갖는 합작사까지 설립했다. 지난 1월 LG CNS와 손잡고 멀티 클라우드에 대비해 출범시킨 클라우드 그램은 대기업과 소기업이 합작사를 세운 흔치 않은 사례다. 이 대표는 시스템 통합(SI)에 강점을 갖고 있는 LG CNS와 합작사를 만들면서 서로의 장점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그램은 대기업과 금융권을 겨냥한 기업용 클라우드 전문업체입니다.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합작사에서 LG그룹의 클라우드 도입을 담당합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이 대표는 같은 형태의 국내외 대기업 합작사를 추가로 만든다. 우선 일본 대기업과 두 번째 합작사를 연내에 설립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일본 대기업에서 합작사를 만들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일본 대기업은 2월28일에 이사회 의결까지 마친 상태여서 연내 합작사를 일본에 설립 예정입니다.”

3,4번째 합작사는 국내 대기업과 추진 중이다. “기업명을 밝힐 수 없지만 국내 10대 그룹 안에 드는 2개사와 논의 중입니다. 3,4번째 합작사는 내년에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대표는 올해 투자 확대도 적극 논의하고 있다. 메가존은 2018년 말에 480억원을 투자 받았다. 올해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사들과 사업 확장을 위한 시리즈 B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5,000억~6,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해외 합작사 설립 등이 걸려 있어서 투자 결정이 나면 1,000억원대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당분간 우수 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3,4년 뒤 수익을 극대화해 주식 상장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겸 스타트업랩장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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