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부 방송인, 유튜버가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막기 위해 기부한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뜨거웠다.
가장 이슈가 된 사건은 배우 이시언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써달라며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0만원을 보낸 것을 공개한 것이었다. 그는 방송인 유세윤이 아들 민하 군과 코로나19 피해에 기부했다는 것을 SNS에 올린 것을 보고 동참했다. 이에 유씨는 “함께 해줘 고맙다”고 이씨를 격려했고,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도 100만원 후원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한 기부’에 대한 누리꾼 일부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씨의 수익에 비해 기부한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게 이유였다. “기부로 호감되는 연예인 따라 하고는 싶고 돈 쓰기는 싫은 쫌생이” “100만원이 뭡니까. 연예인이 100만원 기부하고 생색내는 건 처음 보네” 등의 반응들이 나왔다. “비판하는 이들 중 1만원이라도 기부한 사람들이 있느냐” 등의 옹호글과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구독자 126만명에 달하는 정보통신(IT) 전문 유튜버 ‘잇섭(ITsub)’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을 게재했는데 2,000여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처음에는 ‘생색내려고 기부하냐’, ‘500만원밖에 기부하지 않냐’는 의견이 올라왔다. ‘500만원도 적은 돈 아니다’, ‘기부해줘서 멋지다’ 등 시간이 갈수록 잇섭을 응원하는 반응이 늘었지만, 여전히 공방은 진행형이다.
하지만 금액에 관계없이 유명인들의 기부 행렬은 기부 확산을 위한 홍보효과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타인을 배려해주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부활동은 연말정산 세금공제나 자신의 이미지 홍보, 기부를 통한 만족감 등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며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기부 행위는 그 시작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 금액이 아니라 기부를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이를 알림으로써 다른 유명인들도 동참하게 되는 파급효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기부 활동을 액수로 따지면서 기부문화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며 “금액에 관계없이 유명인들의 기부 동참 활동 공개가 단순히 기부문화 확산뿐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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