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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막막' 청각장애 학생에게 손 내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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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막막' 청각장애 학생에게 손 내민 스타트업

입력
2020.02.28 16:13
수정
2020.02.28 18:4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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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대학들 온라인 강의 대체

강의 영상에 자막 달아주기 봉사나선 ‘보이스루’

영상번역 스타트업 보이스루의 이상헌 대표. 본인 제공
영상번역 스타트업 보이스루의 이상헌 대표. 본인 제공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 아무래도 교수님 입 모양을 보기 어렵잖아요. 차라리 휴학하는 게 낫겠죠.”

최근 한 청각장애 학생이 페이스북에 이런 고민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학들이 임시방편으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지만 청각장애 학생들은 소외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청각장애 학생들은 교수의 입 모양과 판서, 수업도우미의 도움으로 강의를 이해하는데 온라인에선 이런 게 전혀 없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3,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청각장애 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에 한 스타트업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상헌(29)씨가 운영하는 음성인식 기반 영상번역 업체 ‘보이스루’다. 이씨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쉽게 들을 수 있게 영상마다 자막을 달아주기로 했다.

28일 이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청각장애 학생의 고민이 담긴 글을 보고 너무 안타까워 수업 영상에 자막을 제공하기로 결심했다”며 “우선 연세대, 고려대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서비스 지원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안타까움을 느낀 건 누구보다 청각장애인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때 청각장애 학생이 수업을 대필해주는 봉사자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자주 봤다”면서 “대필 봉사자가 실수로 필기를 잘못하면 청각장애 학생도 수업 내용을 잘못 이해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직접 본 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이 스타트업 창업의 계기였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수업 내용을 자동으로 문자로 풀어주면 청각장애 학생들이 훨씬 수월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세운 보이스루는 현재 유튜브에 통역ㆍ자막을 붙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학생의 글을 보고 회사를 설립하게 된 초심을 떠올렸다”며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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