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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비 허위신고ㆍ면세점 직원 포섭… 외화 1700억 밀반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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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비 허위신고ㆍ면세점 직원 포섭… 외화 1700억 밀반출 적발

입력
2020.01.28 11:59
수정
2020.01.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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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부지점장도 가담… 검찰, 58명 기소

검찰이 적발한 외화 밀반출 조직원 휴대폰에서 나온 현금 사진. 인천지검 제공
검찰이 적발한 외화 밀반출 조직원 휴대폰에서 나온 현금 사진. 인천지검 제공

1700억원 상당 외화를 여행경비로 허위 신고하거나 면세점 직원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한 외화 반출 조직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양건수)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외화 반출 조직 총책 A(23)씨와 B(32)씨 등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모 은행 부지점장 C(56)씨와 면세점 직원 D(23)씨 등 4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달러, 엔화 등 1,469억원 상당 외화를 여행경비로 허위 신고하는 수법으로 일본 중국 홍콩 태국 베트남 필리핀 6개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급수단이 아닌 여행경비 경우 외국환거래법상 상한액이 없고 증빙서류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제도상 허점을 이용했다. A씨 등은 건당 수고비 30만원과 여행경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외화 운반책을 고용해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회당 70만~100만원씩 모두 1,300만원을 받고 환율 우대 등을 통해 206억원 상당 외화 환전을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등은 지난해 4~12월 D씨 등 면세점 직원 4명을 통해 264억원 상당 외화를 필리핀 홍콩 2개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면세점 직원 경우 공항 면세구역 출입이 자유롭고 상주직원 게이트 보안검색이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해 면세점 직원을 포섭했다. D씨 등 면세점 직원들은 실리콘을 집어넣어 촉수검사에서도 돈이 있는지 알 수 없게 특수 제작한 복대에 1억~2억원 상당 외화를 넣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운반책에게 전달했다. D씨 등은 하루 최대 5억원 상당 외화를 운반하고 그 대가로 10만~5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상으로 렌터카를 제공 받은 직원도 있었다.

외화 반출 조직이 범행에 이용한 특수 제작 복대. 인천지검 제공
외화 반출 조직이 범행에 이용한 특수 제작 복대. 인천지검 제공

A씨와 B씨 등이 밀반출한 외화는 해외에서 가상화폐나 밀수 금괴를 구입하거나 이른바 ‘환치기’ 자금 등으로 쓰였다. 일부는 해외 카지노에서 수수료를 받고 도박자금을 환전해주는 용도로 사용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외화 반출 사범을 집중 단속해 A씨와 B씨 등이 총책으로 있는 외화 반출 조직 10개를 적발했다. 검찰은 달아난 공법 2명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명수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조직은 반복적으로 여행경비로 신고를 하다가 세관 직원과 마찰이 발생하자, 신고 없이 밀수출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계속했다”라며 “외국환거래법 허점이나 면세점 직원을 이용해 외화를 반출한 조직의 적발 사실과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인천본부세관, 인천공항공사에 통보해 재발을 방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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