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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피한’ 조용병 신한회장, 연임 가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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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피한’ 조용병 신한회장, 연임 가도 ‘청신호’

입력
2020.01.22 11:35
수정
2020.01.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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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법정을 나서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법정을 나서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용 비리 혐의로 1년 이상 재판을 받아온 조용병(63) 신한금융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유죄가 인정돼 조 회장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한 만큼 회장 연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손주철)는 22일 오전 10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에 가담한 의혹을 받아온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ㆍ채용 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심 법원은 조 회장의 2차 면접 위원들에 대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죄가 성립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한은행 채용과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위임된 업무는 채용업무와 별개로 그 자체로 보호가치를 가진다”며 “응시할 자격이 없는 지원자가 면접에 응시할 경우 위원들은 오인, 착오, 부지를 일으키게 된다”고 봤다. 불공정 관행을 거친 지원자를 조건을 갖춘 지원자처럼 면접 등에 포함시킨 행위 자체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조 회장이 범행 당시 은행장이었던 만큼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 최고 책임자가 특정 지원자의 지원사실을 인사부에 알린 것은 해당 지원자들을 합격시키라고 명시적 지시 안 했더라도 인사부의 채용 적정성을 해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조 회장이 특정 인사 채용 사실을 알리면서도 다른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은 것은 유리한 정황이라며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조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조카손자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자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의 아들 등 외부청탁을 받은 뒤 전형별 합격 여부를 보고하게 해 이들을 부정 합격시켰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조 회장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1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까지 됐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 전 행장과 조 회장 모두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 받았다. 이 때문에 법조계 등에서는 조 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경우 신한금융의 경영권과 지배구조에 상당한 혼란이 피하기 어려웠다. 신한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경영진이 될 수 없다. 비록 1심 결과이기는 하지만 조 회장을 거취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한 만큼 조 회장의 연임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유죄가 인정되기는 했지만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닌 데다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는 내부 규정보다 낮은 형을 받은 만큼 연임에 큰 걸림돌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신한금융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률적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충분히 따졌으며 법정구속 등 유고 시 대표이사 해임 등의 권한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되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조 회장은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기자들과 만나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을 45차 걸쳐 진행했는데 소명이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항소심을 통해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동거 동락한 후배들이 아픔을 겪어 마음이 무겁다”며 “회장 이전에 선배로서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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