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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지식큐레이터’ 박소령 퍼블리 대표의 구독 서비스 개척기

입력
2019.11.13 04:40
수정
2019.11.13 17:4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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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제공하면 끝? 전체 직원 절반이 데이터 분석 테크팀”

박소령 퍼블리 대표
박소령 퍼블리 대표

온라인상에서 ‘글’은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다. 포털에서는 각 언론사 기사를 무료로 공개하고, 개인들도 자신의 글을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재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한다. 다양한 종류의 글을 쉽게 읽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넘쳐나는 텍스트에 쉽게 피로해지는 환경이다.

만약 사회 곳곳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한 전문가들이 해당 영역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글을 쓴 뒤, 이를 주제별로 모아서 제공한다면 소비자들도 돈을 내고 볼 용의가 있지 않을까. 한 달에 책 한 권 수준의 돈을 내고 글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도 움직이지 않을까. 2015년 설립된 퍼블리는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서 생소했던 구독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창업자인 박소령 대표는 유명 컨설팅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그는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도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 미국 유학 시절 접한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가 그를 움직였다. 2014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이재웅 쏘카 대표를 만난 뒤 창업의 뜻을 세웠다.

퍼블리가 시작부터 구독 모델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 시작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독자부터 모집한 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홈페이지에 연재할 콘텐츠의 기획 의도와 주요 내용, 저자 소개 등을 쓴 뒤 목표금액(최소 100만원)이 차면 제작을 시작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스타트업 창업자, 마케터 등 해당 업종의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었다.

콘텐츠마다 소비자를 모집하는 것은 수익 편차가 큰 일종의 ‘흥행 비즈니스’였다. 간단한 개요와 저자 소개 정도만 보고 글을 읽겠다며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성향상 ‘얼리 어답터’에 가까웠다. 박 대표는 “크라우드펀딩 모델은 콘텐츠 흥행과 사업 안정성이 직결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그 모델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2017년 7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2만1,900원, 1년치 구독료를 한 번에 결제하면 14만4,540원에 퍼블리가 제공하는 모든 글을 볼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이다.

구독 모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소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퍼블리는 2016년 말부터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전체 직원의 절반이 데이터 분석가를 포함한 ‘테크 팀’이고, 3분의 1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콘텐츠 팀이다.

구독 서비스 출시 1년이 지난 지난해 여름, 구독 이용자를 분석해보니 25~39세가 주류였고 80% 이상은 사회 초년생이었다. 구독자들이 다니는 직장이나 산업군은 다양하지만 자주 소비하는 글의 주제는 기획이나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관련 주제로 수렴됐다. 박 대표는 “’일’이라는 테마로 실용적 지식과 정보를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서비스 방향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퍼블리는 그동안 축적된 구독자 정보를 바탕으로 뉴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이 기존 언론 기사에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공유하는 방식이다. 주 이용자는 기존 퍼블리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생활 10년차 이하인 젊은 세대를 선정했다. 박 대표는 “내가 일하는 영역에서 지금 가장 의미 있는 뉴스를 소개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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