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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ICK]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내 마음의 폭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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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ICK]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내 마음의 폭격기

입력
2019.11.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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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이 직진남 ‘용식’으로 드라마계에 유례 없던 ‘폭격 순애보’를 그리고 있다. KBS2 제공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이 직진남 ‘용식’으로 드라마계에 유례 없던 ‘폭격 순애보’를 그리고 있다. KBS2 제공

강하늘이 유례없는 ‘직진남’ 용식으로 안방극장에 ‘여심 폭격 주의보’를 내렸다.

‘어려운 남자’를 자처하다가도 “용식 씨만은 저에게 쉬워 주시면 좋지 않냐”는 동백(공효진)의 말에 곧장 “네”라며 쉬운 남자를 자처하고, 아무리 밀어내도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며 다시금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KBS2 ‘동백꽃 필 무렵’ 속 용식(강하늘)이 그리는 사랑은 전형적인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의 ‘세련되고 멋진’ 사랑 대신 ‘촌놈’이 보여주는 날 것 그대로의 직진 순애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 치의 ‘밀당’조차 용납하지 않는 투명함은 멋들어진 포장지 대신 꽉 찬 알맹이로 또 다른 ‘사랑의 판타지’를 완성했다.

극 초반 우스갯소리처럼 전해졌던 “강하늘이 ‘동백꽃 필 무렵’의 설득력”이라는 호평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마치 불도저처럼 첫눈에 반한 동백을 향한 ‘직진 구애’을 펼치는 다소 낯선 용식의 사랑 방식에 완전한 마침표를 찍으며 시청자들의 애정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강하늘의 ‘역대급 연기력’ 덕분이었다.

“눈을 왜 그렇게 뜨냐”는 극 중 인물들의 말처럼, 강하늘은 투지가 타오를 때면 눈을 희번뜩 하게 부릅뜨고 기쁠 땐 그야말로 모든 안면 근육을 모두 이용해 ‘활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동백꽃’ 시청자들 사이에서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는 눈물신에서는 쉴 틈 없이 코를 벌름거리며 턱에 ‘호두’를 한가득 만들어 보인다. 모든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연기는 그 자체로 ‘용식’의 캐릭터를 대변한다.

하지만 이 모든 연기가 마냥 코믹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강하늘이 보여주는 ‘한 방’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보여주는 강하늘의 진중한 반전은 용식의 이 모든 ‘투명함’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거짓 없는 순애보’로 전달하는 데 설득력을 더했다. 가령 동백의 기습 뽀뽀 이후 “네가 먼저 했다”는 낮은 목소리와 함께 그려진 키스신은 안방극장에 설렘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강하늘은 앞서 드라마 ‘상속자들’ ‘미생’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비롯해 영화 ‘순수의 시대’ ‘스물’ ‘동주’ ‘재심’ ‘청년경찰’ ‘기억의 밤’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 받아왔다. 서늘하면서 섹시한 악역부터 깊은 울림을 전했던 시인 윤동주, 이른바 ‘똘기’ 가득한 20대 청년의 모습까지 그가 도전했던 연기의 스펙트럼 역시 꽤나 폭넓었다. 그런 그에게도 ‘동백꽃 필 무렵’은 특별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신이 도전해 본 적 없는 ‘촌므파탈’ 캐릭터를 통해 또 한 번의 장벽을 깨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전역 이후 첫 복귀작으로 ‘동백꽃 필 무렵’을 택했던 강하늘.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선택했음에도 온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해 내며 끝내 ‘작품의 이유’가 된 이 남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 ‘동백꽃 필 무렵’은 종영까지 6회를 남겨둔 상황이다. 잔잔한 여심에 거대한 포탄을 던진 그가 남은 이야기들을 어떤 울림과 함께 마무리 할지, 마지막까지 기대를 걸어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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