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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명칭 조무사로” 靑 청원 1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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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명칭 조무사로” 靑 청원 11만명

입력
2019.09.12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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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조무사협 중앙회 재추진에 

 간호사들 “의료인 사칭 안된다” 

 온라인 시위로 맞불… 갈등 격화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조무사로 바꿔주세요. 일부 조무사는 자신들을 간호사로 표현하며 의료인을 사칭하고 있습니다. 앞에 ‘간호’가 달렸다고 선을 넘고 있습니다. 법적 명칭을 조무사로 변경해주세요” (지난 22일 제기된 청와대 국민청원)

간호조무사들이 숙원인 간호조무사중앙회 설립에 다시 나서면서 간호사들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간호조무사들은 지난 7월 중앙회 설립 내용이 담긴 법안이 간호사들의 반발로 입법이 사실상 좌절되자 재 입법을 추진하면서 연가(年暇) 파업을 불사할 태세다. 이에 간호사들은 청와대 청원을 통해 이에 반대하며 ‘온라인 위력시위’를 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간호업무를 담당하는 두 직역 간 갈등이 격화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다. 간호사들은 지난달 22일“간호조무사가 의료인 대접을 받으려 한다”고 반발하며 간호조무사를 차별적 용어인 ‘조무사’로 부르게 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이 청원은 11일 현재 참여자 11만명이 넘었다. 중앙회 설립 움직임을 규탄한다는 간호사들의 청원 역시 참여자가 6만8,000여명에 이른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는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중앙회 설립 근거로 국회에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7월 사실상 폐기된 이후, 지난달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새 법안을 발의했다. 김순례 의원안은 사실상 정부안이나 마찬가지다. 간무협은 의료법이 인정한 법정단체인 간호사협회(간협)가 간호조무사의 처우개선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도 법정단체인 중앙회를 설립하고 정부와 정책을 협의하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김순례 의원안은 간호조무사도 중앙회 설립이 가능하다는 별도 규정을 포함시키는게 골자다. 보건복지부의 뜻도 같다. 국회에서 논의가 무산된 최도자 의원안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의 법정단체 설립규정을 간호조무사가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이에 최도자의원안은 간호조무사를 의료인으로 취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반대했다. 김순례의원안은 간호조무사가 의료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면서도 중앙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한 안이다.

하지만 간협은 이번에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현실은 인정하지만, 중앙회 설립으로 간호계 정책 협의 대상자를 양분하는 것은 혼란만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한만호 간협 정책전문위원은 “현재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를 대체하는 현상 때문에 간호사의 50%가 면허를 취득하고도 직장을 떠나있다”며 “간호조무사의 상황이 열악한 것은 간협이 그들을 대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간호조무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간무협은 기술교육만으로 간호사가 될 수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 간호사가 될 수 있어, 간호사들이 간호조무사를 업무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본다. 전동환 간무협 기획실장은 “일부 간호사가 자신들은 실무교육시간이 1,000시간에 달한다며 간호조무사를 비판하지만 간호조무사 역시 780시간의 실습을 거친다”면서 “간호조무사의 교육이 부실하다면 이를 보완해야지 중앙회 설립 반대 근거로 삼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간무협은 오는 28일 대표회의를 열어 다음달 23일 또는 11월 3일 국회 앞에서 연가파업 시위 개최할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 직역의 갈등과 관련해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 과장은 “정부의 입장은 그것(간호조무사들의 협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김순례 의원안)과 같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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