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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애니, 공포, 사극, 멜로…늦여름 극장가 장르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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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애니, 공포, 사극, 멜로…늦여름 극장가 장르 격돌

입력
2019.08.15 18:16
수정
2019.08.15 18:4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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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예년 같으면 흥행세가 한풀 꺾였을 여름 극장가가 뒤늦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작 영화들과 맞대결을 피해 틈새를 노린 중소 규모 영화들이 쏟아지면서 8월 중순 이후 스크린 대진표가 빽빽하다. 액션, 애니메이션, 공포, 사극, 멜로, 독립영화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여름 영화 ‘빅5’로 꼽혔던 ‘사자’와 ‘나랏말싸미’ ‘라이온 킹’이 기대와 달리 부진했고 ‘엑시트’와 ‘봉오동 전투’도 뒷심이 강하진 않은 터라, 늦여름 개봉작들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차 스크린 여름 대전의 포문은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열었다. 할리우드 액션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9번째 작품으로, 14일 하루 동안 35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첫 걸음을 뗐다. 이 시리즈만의 전매특허인 자동차 추격전은 비중이 줄었지만,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테이섬이 펼치는 고난이도 맨몸 액션이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원더랜드’ ‘변신’ ‘암전’. 각 배급사 제공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원더랜드’ ‘변신’ ‘암전’. 각 배급사 제공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와 ‘원더랜드’도 14일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가족의 극장 나들이로 알맞은 애니메이션 영화다. ‘안녕, 티라노’는 육식을 하지 않는 육식공룡 티라노와 날지 못하는 익룡 푸논이 환경 파괴로 척박해진 세상에서 그들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영화의 품격을 높였다. ‘원더랜드’에선 장난꾸러기 소녀가 상상 속 테마파크를 신나게 탐험한다. 불꽃놀이 폭포와 빨대 슬라이드 같은 독특한 상상력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든 첫 작품이다.

더위에는 오싹오싹 공포가 제격이다. 한국 영화 ‘암전’(15일 개봉)과 ‘변신’(21일 개봉)이 호러 팬을 찾아온다. 지나친 잔혹함에 상영 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쫓는 신인감독의 욕망과 광기(암전),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한 가족을 파멸로 몰아넣는 악령의 저주(변신)가 스크린을 얼어붙게 만든다. ‘암전’은 ‘극 중 극’ 형식으로 스릴러의 재미를 더하고, ‘변신’은 본래 자신과 악령을 오가며 관객까지 교란시키는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열의 음악앨범’ ‘벌새’ ‘우리집’. 각 배급사 제공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열의 음악앨범’ ‘벌새’ ‘우리집’. 각 배급사 제공

사극 ‘광대들: 풍문조작단’(21일 개봉)은 캐스팅이 화려하다. 손현주, 조진웅, 박희순, 고창석, 김슬기, 최귀화 등 연기력과 개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뭉쳤다. 조선 팔도를 누비는 광대패가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에게 발탁돼 세조를 위한 미담을 만들어 내면서 역사를 뒤바꾼다는 줄거리다. 부당한 권력에 대한 풍자, 민심을 조작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 등 날카로운 메시지가 현 사회와 시의적절하게 조응한다.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 줄 멜로 영화도 기다리고 있다. 정지우 감독의 신작 ‘유열의 음악앨범’(28일 개봉)이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0년에 걸친 두 남녀의 만남과 엇갈림, 그리움과 추억을 김고은과 정해인이 섬세하게 빚어낸다.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이 영화의 아련한 감성을 북돋아 준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웰메이드 독립영화도 2편 개봉한다. ‘우리들’(2016)로 청룡영화상과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휩쓴 윤가은 감독의 새 영화 ‘우리집’(22일 개봉),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시애틀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25관왕을 기록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29일 개봉)다. ‘우리집’은 가족의 문제로 고민하는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리고,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중학교 2학년인 은희가 겪는 성장통을 따뜻하게 응시한다. 두 영화는 여성감독이 그려낸 소녀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2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은 수작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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