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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이번엔 약발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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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이번엔 약발 받나

입력
2019.07.11 08:08
수정
2019.07.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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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울산 태화강 제2호 국가공원 지정

1월 외곽순환도로, 산재전문병원 예타면제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울산시청을 방문해 송철호(문 대통령 오른쪽) 울산시장과 함께 수소경제 전시장을 둘러보며 환담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울산시청을 방문해 송철호(문 대통령 오른쪽) 울산시장과 함께 수소경제 전시장을 둘러보며 환담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남쪽 갯가엔 좋아하는 ‘바보 형’이 있다. 무던히 열심히 하는데도 당최 지지율은 바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울경 단체장들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울산에 올 초 이례적으로 두 사업에 ‘예타’를 면제한 데 이어 태화강을 제2호 국가공원으로 지정해 지역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림청은 11일 울산 태화강 지방 정원을 '제2호 국가 정원'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국내 최초의 수변 생태 정원인 태화강 지방 정원은 다양한 세부 정원과 방문자센터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원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수도권, 호남권에 편중됐던 정원문화와 인프라 확충을 영남권으로 확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앞으로 정부로부터 연간 50억 상당의 관리비를 지원받아, 관광증진과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2015년 9월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전남 순천만(92만여㎡)의 경우 연간 600만여명이 찾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해 오랜 기간 예산을 투입하고 집중관리하면서 지정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김기현 시장 재직 당시인 지난해 5월 국가정원 지정을 신청했지만 풍수해에 대비한 침수대책 등 미비로 지정에 실패했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강 일대에 막대한 침수피해를 입은 탓이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 시설물 설치 등 침수대책을 마련하고 정원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보완을 거쳐 지난 5월 재 신청했다.

하지만 여름철 집중호우 시 침수를 막을 수는 없는 태화강의 구조상 침수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태화강 국가공원 지정에는 정부의 배려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히 지난 1월 울산외곽순환도로 및 산재전문병원 등 두 가지 예타면제의 연장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충남(가로림만), 경북(도청 신도시), 강원도(영월 동강), 전남 담양군 등 전국 10여개 지자체가 국가정원 지정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임부터 오랜 준비에도 ‘두 번째 선물’

지지율 반등으로 보답해야 할 부담 커져

문제는 부울경 지역이 최근 경제 악화 여파 등으로 민주당 단체장들의 직무평가 지지율이 아주 낮아 울산의 경우 이번 태화강 국가공원 지정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 17개 시ㆍ도지사 직무평가 조사’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은 34.1% 지지율로 꼴찌를 기록했다. 송 시장의 지지율은 앞선 조사에서도 32.6%, 35.1% 등으로 최하위였다.

이에 따라 송 시장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울산에 올 초 이례적으로 두 가지 예타면제에 이어 국가공원 지정이란 선물까지 준 마당에 이젠 송 시장이 뭔가 의미 있는 결과로 문 대통령에게 화답해야 할 처지인데 과연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공원 지정이 송 시장의 지지율 반등으로 곧 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최근 지역 시민단체가 조사한 민선7기 1주년 여론조사에서 가장 부정적인 사업이 ‘산재전문공공병원’과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꼽히는 등 특정 사업이 여론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울산시민연대와 울산대 민교협, 정책공간 울산이 조사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송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전반적 평가는 5점 척도에 평균 2.55점으로 보통 이하였다. 특히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적ㆍ제도적 쇄신노력 부족과 개혁성 부족’과 ‘정책에 대한 비전 불명확 및 부적절 인사’가 꼽혔다. 또 송 시장의 직무수행이 전국 꼴찌로 나타나는 등 낮은 지지도의 원인은 ‘언론보도 및 홍보부족 등의 영향’이 3.02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그룹이 시의 홍보기능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시정수행에 필요한 것으로는 과감한 인사혁신(46.2%)과 분명한 시정비전 제시(35.4%), 시민소통 강화(33.1%), 행정 리더십 제고(30.0%) 등이 지적됐다.

결국 시혜성 사업에 기대기 보다는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도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울산 바보’란 말은 문재인 대통령(당시 국회의원)이 2014년 7월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남구 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철호 후보를 “울산에서 6번이나 낙선해 (부산에서 3번 낙선한) 바보 노무현보다 더한 바보”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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