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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방문하는 美 동아태 차관보, ‘경제보복’ 중재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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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방문하는 美 동아태 차관보, ‘경제보복’ 중재 나설까

입력
2019.07.10 16:51
수정
2019.07.10 22: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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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웰, 첫 동아태 4개국 순방… 17일 방한 앞서 11~14일 일본 방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일부터 21일까지 한국과 일본, 필리핀, 태국 등 4개국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13일 상원 인준 절차가 완료돼 부임한 스틸웰 차관보가 첫 동아태 순방에 나서는 것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대표해 중재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스틸웰 차관보가 17일 서울에서 외교부 및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11∼14일 도쿄(東京)를 찾아 일본 외무성·방위성·국가안전보장국 고위 관리들을 만나 역내 및 세계 이슈에 대한 노력을 조율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전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15∼16일에는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와 함께 마닐라를 방문해 제8차 미•필리핀 전략대화를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18∼19일에는 방콕을 방문해 태국 외교부와 총리실 관리들을 만나 양국 우선순위 의제를 논의하고 미ㆍ아세안(ASEAN) 비즈니스 협의회의 재계 대표자들을 만난다. 국무부는 이번 방문이 동아태 차관보로서 첫 해외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책임지고 있는 점에 비춰 스틸웰 차관보는 이번 순방에서 동맹 관리와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협력 방안 논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보도자료에도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논의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

특히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 양국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난다는 점에서 한미일 3각 협력 증진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예비역 공군준장 출신인 스틸웰 차관보는 중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역할 및 대만의 지위를 강조하는 대중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1980~83년 국방언어학교에서 한국어 어학훈련을 받아 오산 공군기지에서 암호병으로 군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공군사관학교를 거친 뒤 전투기 조종사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에서 복무하는 등 한일과 두루 인연이 깊다.

미 국무부 동아태국이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스틸웰 차관보 인터뷰 영상에는 이러한 인연이 잘 드러나 있다. 2분여의 영상에는 스틸웰 차관보의 책상에 놓인 일본식 명패가 눈에 띈다. ‘미사와 시장’이라는 직함 밑에 ‘와타나베 가즈오’로 보이는 일본식 이름이 적힌 명패이다. 그가 2010년 일본 미사와에서 공군기지 35전투비행단 사령관을 지내며 일일 미사와 시장의 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 명패는 당시의 추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가 얼마나 일본에서의 기억을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영상에서 “스페인어에 익숙하고, 한국어 교육을 정식으로 받았고, 이후 중국어도 배웠다. 일본에서 살아 일본어도 좀 익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스틸웰 차관보가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국이나 일본 한쪽 편을 들면서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으로선 한일 갈등의 경제적 여파가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선 섣불리 개입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며 “스틸웰 차관보가 부임 후 첫 순방이라는 점에서 로키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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