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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랩’의 감동, 미술관에서 이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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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랩’의 감동, 미술관에서 이어가다

입력
2019.07.09 17:07
수정
2019.07.09 21:4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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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에서 영감 얻은 설치작품으로 꾸민 퀸 월드투어 전시 10월까지 열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가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에게 전화하는 장면을 분홍색 풍선으로 표현했다. 한국운영사무국 제공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가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에게 전화하는 장면을 분홍색 풍선으로 표현했다. 한국운영사무국 제공

“마마~! 우~후후~.”

지난해 국내에서 995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선 동명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영국 록밴드 퀸이 ‘라이브 에이드’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던 이 장면이 브라운관 TV 20여개에서 반복된다. TV들 사이로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실제 라이브 에이드 공연 중에 입었던 흰색 민소매 셔츠와 청바지가 놓여 있다. 퀸의 전성기를 함께 한 기성세대도, 영화를 통해 퀸을 처음 접했던 청년도 금세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서 있는 듯한 감흥에 빠질 만하다.

퀸 월드투어 전시 ‘보헤미안 랩소디’가 지난 7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머큐리의 무대 의상을 비롯해 국내 미술작가 7명이 퀸 음악을 재해석한 설치 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노래 ‘아이 원트 투 브레이크 프리’(1984)의 작곡 노트 등 머큐리 유품도 볼 수 있다.

퀸 월드투어 전시는 국내에서 기획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을 계기로 김형규 등 국내 미술작가들이 전시 아이디어를 냈다. 영국 퀸 매니지먼트에 제안해 기획을 추진하면서 전시는 현실이 됐다. 퀸 월드투어 전시 한국 운영사무국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규 작가는 5일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기심에 퀸 홈페이지에 제안을 보냈는데, (제안한 지) 3개월 만에 전시를 올릴 수 있게 됐다”며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미술 작품으로 재해석해 보자는 기획을 짐 비치 퀸 매니지먼트 대표가 긍정적으로 생각해 줬다”고 말했다.

그간 여러 국가에서 퀸 전시가 열렸으나 머큐리 피닉스 재단이 스위스 몽트뢰에서 운영하는 상설 스튜디오를 제외하면 모두 단기로 마무리됐다. 그마저도 대부분 머큐리가 생전 사용하던 물품을 보여 주는 데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퀸 월드투어 전시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달 7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한국운영사무국 제공
퀸 월드투어 전시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달 7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한국운영사무국 제공

전시관은 크게 8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보헤미안 랩소디’부터 시작해 ‘킬러 퀸’(1974), ‘위 윌 록 유’(1977) 등 퀸의 명곡들을 작가들이 하나씩 분담해서 꾸몄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을 재현해 놓은 곳부터, 현대미술로 새롭게 꾸민 곳까지 전시 형태는 다양하다. 이 중 노래 ‘언더 프레셔’(1981)를 소재로 한 동명 전시가 특히 눈길을 끈다. 여러 가지 모양의 폐쇄회로(CC)TV로 전시를 꾸민 최은정 작가는 “퀸은 사회적 메시지 혹은 젠더 갈등처럼 현대인이 평소 압박을 받는 문제를 음악으로 다뤘다”며 “경쾌한 멜로디 속에 사회적 억압을 노래했던 지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점은 아쉽다. 당초 2020년 1월 퀸 내한 공연에 맞춰 개최하려 했으나, 대관 일정이 맞지 않아 전시 일정이 크게 앞당겨졌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조금 허전하게 느낄 수 있다. 김 공동대표는 “7월에 퀸이 새 싱글 앨범을 발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일정에 최대한 맞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월드투어’라는 명칭에 걸맞게 해외 전시도 추진하고 있다. 김 공동대표는 “일본에서 이번 전시에 관심이 있다며 연락을 줬고, 싱가포르 전시도 알아보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기획한 퀸 전시가 (밴드와 함께) 월드투어를 하는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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