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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라” “개소리” 입에 달고 산 대구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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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라” “개소리” 입에 달고 산 대구 초등교사

입력
2019.07.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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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학생, 정신질환 증세… 학부모들 비대위 구성 “법적대응” 

교사가 학생에게 언어폭력과 폭행을 행사해 물의를 빛고 있는 대구의 한 초등학교 입구.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교사가 학생에게 언어폭력과 폭행을 행사해 물의를 빛고 있는 대구의 한 초등학교 입구.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사의 엽기적인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다. 참다 못한 학부모들이 대책위를 꾸리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학교와 교육청의 철저한 조사와 해당 교사를 학생과 격리하는 등 학생 보호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일상이 된 언어폭력… “가혹행위”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6학년 민지(가명)는 요즘 담임교사만 보면 어지럼증이 온다. 민지 엄마는 아이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피해학생 학부모들에 따르면 K교사는 툭하면 “꺼져라”, “개소리마라”, “지랄하네”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한 학부모는 “아니, 교사가 애들보고 ‘니는 공부할 애가 아니니 수업 시간에 엎드려있어라’라고 하는 사람이 어찌 교사입니까”라고 절규했다. 학부모 10여 명은 대책위를 꾸려 공식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K교사의 가혹행위로 반 학생 절반 이상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한다”며 학교와 교육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눈 밖 학생과 친하다”며 반성문 2000회 

학부모들에 따르면 K교사는 일상적인 언어폭력뿐 아니라 학생간 이간질, 왕따를 조장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학부모가 K교사와 상담을 하고 가면 바로 다음날 수업 시간에 해당 학생ㆍ학부모를 비하하기, 학생 대상 욕설ㆍ인신공격, 교실 바닥에 무릎 꿇고 반성문 쓰게 하기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A양에게 교탁 바로 앞 교실바닥 엎드리게 한 뒤 ‘가벼운 입을 무겁게 하겠다’는 ‘반성문’을 2,000번 쓰게 했다”며 “그 이유를 들어보았더니 자신의 눈 밖에 난 B학생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반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K교사가 A양이 B학생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목격했고, A양에게 “B 같은 ‘싸가지’ 없는 놈이랑 친하나? 사람 보는 눈 좀 길러라”고 했다. 또 “내가 이렇게 이야기한 것을 남에게 말하지 마라”라고 일렀다. 하지만 A양은 친구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고민을 상담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여러 학생들에게 퍼졌고, 이를 전해들은 K교사는 누설자를 색출한다며 난리법석을 피웠다. A양이 ‘반성문’을 쓰는 동안 나머지 학생을 한 명 한 명 자리에서 일어나게 한 뒤 “내가 한 말을 남에게 알렸냐”며 추궁했다. 겁에 질린 학생들에게 “다음부터 입을 닫아라. 나불거리지 마라, 이 자식아”라는 폭언이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한 학생을 리모컨으로 머리를 ‘퍽’ 하는 소리가 나도록 때리고는 “세게 맞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을 들어라”고 했다. 겁에 질린 학생은 단 1명도 손을 들지 않았다.

 “개소리는 욕이 아니다” 억지주장도 

“개소리”나 “지랄하네”라는 말이 욕이 아니라는 억지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개는 강한 어투기 때문에 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랄하네”라고 내뱉은 뒤에는 “네이버 찾아봐라. 욕이 아니다”고 했다. 곧이어 “아! 학부모 민원이 들어올 수 있으니 ‘취소!’ 취소했다”며 얼버무렸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참다 못한 한 학생의 녹음 파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기자에게 제보한 학부모들은 반성문을 쓴 학생 신원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어 해당 교사와 학교 측이 보복하지 않을까 무섭다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K교사의 기행이 사실여부인지 확인하기 보다는 학부모들의 제보행위부터 자체부터 확인하겠다고 했다. 또 K교사는 이 학교 교장에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K교사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K교사와 연결해 주지 않았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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