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올 여름 한반도에는 폭염 대신 큰비가 내릴 겁니다”

알림

“올 여름 한반도에는 폭염 대신 큰비가 내릴 겁니다”

입력
2019.07.04 17:00
0 0

[이슈 & 인물]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모자와 양산 폭염예방에 큰 도움”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올 여름 기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한반도에 폭염 신호탄이 올랐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는 햇볕 가림막과 살수차가 도심에 등장한지 오래됐고, 남성 양산쓰기 운동과 취약계층에 냉풍기 지원사업도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살인적 무더위를 경험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김해동(55)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2일 대학 내 연구실에서 “올 여름은 폭염이 한풀 꺽이는 대신 큰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월부터 1년간 안식년에 들어간 김 교수는 인터뷰 다음날인 3일 지구환경을 둘러싼 지식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_폭염이 재난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 여름 날씨를 전망해달라.

“올 여름 폭염은 없을 것이다. 최근 100년치 기상기록을 보면 2년 연속 폭염이 닥친 적은 없다. 실제로 동아시아에는 북쪽의 찬 공기 세력이 강하기도 하다. 올해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큰비와 대형 태풍의 가능성이 높다.”

_대구에서는 그늘막, 쿨링포그에 이어 남성도 양산쓰기 운동이 시작됐다. 폭염예방에 도움이 되나.

“체감 더위는 기온과 습도, 풍속, 일사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 여름철 낮에 직사광선을 바로 쐴 경우 1,200W/㎡가 넘는 일사량을 받게 된다. 전기밥통이 500, 전기다리미 600, 전자레인지가 1,250W/㎡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위험한 지 알 수 있다. 밭일하는 노인들이 쓰러지는 것은 일사병 때문인 경우가 많다. 모자 그늘막 양산 등을 통해 일사량을 제어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폭염 대응책이다.”

_폭염에 대비할 근본 대책이 있나.

“폭염대비책이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은 지구온난화를 야기시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다.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 자체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은 도시열섬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다. 도시열섬은 인공구조물 포장으로 지표면이 건조해지고 태양에너지 흡수량이 증가하며 풍속이 저하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도시는 도시열섬에 따른 기온상승 효과가 지구온난화보다 월등히 크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하천을 통해 도심으로 냉기류가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나무를 심을 때 바람길을 막게 되면 도심의 온도를 더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_나무를 많이 심어서 대구의 여름기온이 낮아졌다는 주장이 있다.

“틀린 얘기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 때 대구지역환경기술센터가 이 문제를 다룰 때 참여해보니 당시 인구 100만 이상 도시 중 대구와 울산만 기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 아니고 울산의 서늘한 해풍이 경주 바람길을 따라 대구로 유입된 덕분이었다. 나무의 영향이 아니라 바람 때문이다. 나무가 바람길을 막으면 오히려 온도를 높일 수도 있다.”

_폭염 예보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당일과 다음날 폭염정보만 나가고 있어 선진국에 비해 단기 예보에 그치고 있다. 기온 만으로 폭염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고 있어 일사량과 습도, 풍속을 고려한 더위지수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시공간 상세정보와 인체 건강도, 동식물 산업활동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식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기상청이 예보의 결과에다 원인까지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_2016년에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을 열었다. 실제로 반영됐나.

“도시열섬 개선을 위한 기술이 도입됐다. 대구시청 주변에 1㎞ 정도 차열성포장재를 깔았다. 이 포장재를 깔면 가시광선은 흡수하고 파장이 짧은 근적외선은 방출하기 때문에 실제로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입증됐다. 냉풍기 보급 등 취약계층을 배려한 각종 대책도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취약계층을 위한 무더위쉼터를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독거노인이나 쪽방촌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수분섭취와 열대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_폭염이 산업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대구는 도시전체가 폭염의 시험장이다. 이를 활용하면 전자제품과 식품, 레저 분야에서 여름 특수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차열성포장재 등 햇볕을 차단하는 도로포장재를 개발하고 반사성이 높은 도료와 건축기술, 시원한 의류소재 개발에다 의료, 화장품까지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폭염을 산업에 반영하면 폭발력이 엄청날 것이다. 대구시도 시민들이 동참하는 폭염포럼을 운영하면 좋을 것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바란다.”

_최근 미세먼지도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엉뚱하다.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중학교 3학년 교과서에도 소개돼 있다. 이산화황이 수증기 산소와 결합해 황산을 만들고 암모니아와 반응해 황산암모늄을 만든다. 질소산화물이 질산을 형성한 후 암모니아와 반응해 질산암모늄을 만든다. 바로 황산암모늄과 질산암모늄이 초미세먼지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서는 암모니아와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딴 곳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암모니아의 90%가 축사에서 배출된다. 미세먼지 대책에 들어가는 예산으로 현대식 축사를 지어 암모니아만 처리해도 미세먼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대담=전준호 대구한국일보 편집국장 jhjun@hankookilbo.com

정리=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