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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리용호 방콕회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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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리용호 방콕회담 가능성

입력
2019.07.03 17:02
수정
2019.07.04 08: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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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 동반 참석할 듯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6ㆍ30 판문점 정상 회동을 통해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를 약속한 북미가 내달 초 방콕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실무 협상 결과에 따라 차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나 개최 장소ㆍ시기 등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3일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동반 참석할 공산이 크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지목한 만큼 ARF를 계기로 리 외무상과 만난다면 협상 재개 뒤 첫 고위급 회담 성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시기는 ARF 회의 전날이나 당일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 이슈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역내 유일 정부 간 다자 안보 협의체인 ARF 회의는 유일하게 북미가 함께 가입돼 있는 장관급 협의체여서, 매년 북미 외교장관의 조우를 가능하게 하는 드문 기회를 제공해 왔다. 두 장관은 이미 첫 북미 정상회담 직후였던 지난해 ARF 회의에 동반 참석해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만남은 차원이 다르다.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북한의 대미 협상 라인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통일전선부에서 내각 기구인 외무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리 외무상이 향후 대미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판문점 회동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언론에 “우리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달 중순쯤에 북미 실무 협상이 시작된다면 ARF 회의 때 협상 진전 여부와 무관하게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게 자연스럽다. 일단 실무 협상의 성과가 부진할 경우 고위급 회담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별 권한 없이 ARF 회의에 오던 예전과 달리 리 외무상 위상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 두 사람이 별도 회담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작년 ARF 회의 당시 친서 전달 장면을 연출한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은 북한과 특별한 관계라는 걸 상기시키려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름 남짓 실무 협상 기간에 접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고위급 회담은 협상 진전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사천리로 차기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까지 이뤄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하노이 회담 때 상호 입장을 파악한 상태에서 정상 간 판문점 단독 회담이 50분 가까이 진행됐다는 사실로 미뤄 북미가 집중력을 갖고 협상한다면 의외로 한두 차례 만에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판문점 회동에서 미국에 이미 새로운 실무 협상 대표를 통보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새 대표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초 거론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직접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막후 지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올 4월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지위가 격상돼 미측 실무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급이 맞지 않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와 우리측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ARF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남북미 실무 회동이 방콕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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