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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기회” “트럼프 치적 쌓기 쇼”… 미국 대선 이슈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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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기회” “트럼프 치적 쌓기 쇼”… 미국 대선 이슈로 급부상

입력
2019.07.01 17:05
수정
2019.07.01 18:5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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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ㆍ샌더스 등 민주당 주자들, 판문점 북미 회동 일제히 비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판문점=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을 두고 미국 정치권은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향한 걸음이라는 게 공화당의 평가인 반면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쌓기 용 쇼’라고 혹평했다. 2020년 대선 정국에 막 접어든 시점에서 판문점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대면한 전례 없는 빅 이벤트가 벌어지며, 북핵 이슈가 미국 차기 대선의 주요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 민주당 주요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와 국익을 북한 김정은을 애지중지하는 데 할애했다”라며 “세계에서 미국의 가치를 전복시키는 가장 위험한 방법의 하나”라고 비평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그가 김정은과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대화를 시작했다면 구체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문점 회동이 단지 차기 대선 재선을 위해 필요한 그림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트럼프 저격수’로 평가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사진 촬영 쇼에 미국의 영향력을 낭비했다”며 “무자비한 독재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고,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번 회동이) 김정은에게 (정치적) 정당성만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은 엄호에 나섰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더 강력한 위치에 있으며,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것을 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그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CBS에서 “(북한과) 대화를 지속해서 불리할 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계속 포용함으로써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기회를 한번 더 주자”고 강조했다.

이번 판문점 회동은 내년 대선에서의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시도는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으며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ㆍ군사 압박 역시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외정책에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이라는 전례 없는 외교 이벤트를 벌였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아무런 보상도 주지 않을 가능성이라는 위험을 감수한 것”이라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북한이 핵개발을 잠시 멈췄다는 것 이상의 성과를 계산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부터 본궤도에 오르는 비핵화 협상에서 마저 구체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번 판문점 회동이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역풍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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