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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소 재난대응 훈련 효과와 교사들의 헌신 돋보인 은명초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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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소 재난대응 훈련 효과와 교사들의 헌신 돋보인 은명초 화재

입력
2019.06.2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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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26일 발생한 화재로 하마터면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다. 쓰레기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타올라 바로 옆 5층 높이 별관으로 옮겨 붙고 1층 주차장에 있는 차량 10여대를 전소시켰다. 정규 수업이 끝난 시간이었지만 학교에는 방과후 수업을 하던 학생과 교사 120여명이 있었지만 교사 인솔로 무사히 아이들이 대피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천만다행한 일이다.

애초 화재 예방에 부주의했던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재난 대응 측면에서 이날 사고가 던져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 먼저 이 같은 돌발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없게 하거나 최소화하려면 평소 비상대응 훈련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공공기관들은 매년 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하지만 은명초등학교는 이와 별도로 자체 화재 대비 훈련을 해왔다. 한 달여 전 실시했던 자체 훈련이 이번 화재에서 침착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소방 당국의 대응도 민첩했다. 학생들이 수업 중이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소방 당국은 바로 1단계 대응을 발령해 260여명의 소방 인력과 장비 70여대를 동원, 발화 4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재난 상황에서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보호할 책임이 있는 교사들의 침착하고도 헌신적인 노력이었다. 불이 난 것을 처음 안 교사는 화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즉각 교무실에 알렸고 교감은 바로 교내방송을 통해 수차례 학생들의 대피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수업을 중단하고 즉시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인솔했다. 특히 30대 교사 2명은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불길에 갇혔다가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무차별 폭행 사건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보호한 사례도 비슷하다. 친형에게 화풀이 하려고 그가 근무하는 교회를 찾아왔던 40대 남성이 교회 부속 어린이집에서 무차별로 손도끼를 휘두르자 30대 교사가 머리를 다친 상태로 재빨리 어린이집 입구 문을 잠가 50여명의 어린이를 지켜냈다. 세월호 등 대형 재난의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가 이처럼 대응 시스템 등에서 조금씩 개선되는데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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