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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않는 집배원 과로사에… 우정노조 내달 9일 파업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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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않는 집배원 과로사에… 우정노조 내달 9일 파업 결의

입력
2019.06.25 10:17
수정
2019.06.25 21:3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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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찬성…출범 60년만에 처음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총파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주영(앞줄 왼쪽 세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동호(두번째) 우정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들이 총파업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총파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주영(앞줄 왼쪽 세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동호(두번째) 우정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들이 총파업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인력 증원과 주5일제(토요일 근무 폐지)를 요구해온 전국의 집배원들이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1958년 우정노조 출범 이후 60여년 만에 첫 파업 결의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우편사업 적자를 이유로 당장의 인력 충원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와 국회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국의 우편서비스가 멈추는 초유의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9%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 조합원(2만8,802명) 가운데 2만7,184명(94.4%)이 투표에 참가해 의결 요건(찬성 50%)을 훌쩍 넘는 찬성표를 던졌다. 우정노조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공무원으로 구성돼 파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무원 노조다.

우정노조와 우본 갈등의 핵심은 집배원 인력 증원과 근로시간 단축이다. 지난해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총 근로시간은 2,742시간으로 일반 업종 종사자 평균(1,967시간)보다 775시간 길다. 이를 개선하고자 2017년 8월 노사정이 모여 발족한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추진단’은 △2020년까지 정규직 집배원 2,000명 증원 △집배부하량 시스템 개선 △토요근무제 폐지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규직 집배원의 1,000명 증원을 위한 예산(379억5,200만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우본은 “우편물량 감소 및 인건비 상승으로 적자가 계속돼 당장 인력을 충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노사교섭에서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사측에 상시계약직 집배원 1,000명 증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되는 집배원들의 죽음은 총파업 결의의 동력이 됐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로 숨졌다.

우정노조가 파업하면 우편, 등기, 택배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파업 시 필수유지업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장 집배원(1만6,167명)은 25.1%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지만, 우편 분류 업무 등을 하는 직원(5,551명)은 63.8%가 파업이 가능하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우편집중국에서 분류 업무가 중단되면 현장 배달 업무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본 측은 “실제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은 기간 동안 노조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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