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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평양 간 날… 트럼프, 북한에 당근ㆍ채찍 양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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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평양 간 날… 트럼프, 북한에 당근ㆍ채찍 양면 메시지

입력
2019.06.20 15:52
수정
2019.06.21 0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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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금융사 추가 제재… 비건은 “유연한 접근 필요성 이해”

지난해 6월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걸어가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걸어가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미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으로 가는 날 북한에 대해 제재 조치와 대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놨다. 북중 정상회담이 대북 제재 이탈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하는 양면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예정된 20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는 19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 곳은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로 중국 소재 단둥중성 무역회사와 조선아연공업총회사의 북한인 대표에게 은행 계좌를 제공한 혐의다. 단둥중성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외환을 거래할 수 있는 비은행 신용기관 자격을 얻자마자 북한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의 제재로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의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되며 미국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시걸 맨덜커 재무부 테러 금융정보 차관은 성명에서 “북한에 국제 금융시장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당국을 피하려고 시도하는 이들은 중대한 제재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제재 발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혀 소동을 빚은 지 3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후 한동안 잠잠했던 재무부가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이다.

이에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양국(미국과 북한)은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것이 외교 안에서 전진해 나가는 유일한 길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던 지난 25년간의 공식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향한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실무 협상 재개를 거듭 촉구하면서 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 조건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선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제재 유지와 유연성 발휘라는 엇갈린 메시지를 동시에 낸 것이다. 이는 제재 지렛대로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겠다는 미국의 기존 대북 전략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한 우려와 기대도 동시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건설적이면서도 적절한 메시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시 주석이 대북 카드를 미중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해 미국으로선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날 나온 미국의 이중적인 메시지는 시 주석의 방북에 담긴 양면적 성격으로 인해 미 정부 내 대북 협상파와 강경파간 엇갈린 반응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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