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서울 잠실에서 소공동으로 19일 거처를 옮겼다고 롯데지주가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에서 생활해 온 신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타워(옛 신관) 34층으로 이사했다. 잠실로 거주지를 옮긴 지 1년 5개월 만에 원래 거처로 돌아간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97세의 고령인데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과거 30년 가까이 거주했던 곳이니 잘 적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롯데호텔을 집무실 겸 거처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2017년 롯데호텔 개보수 공사가 시작되자 당시 한창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거처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이에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선은 법원에 거처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현장검증 후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옮기라고 결정했다. 단 롯데호텔의 공사가 끝나면 다시 원래 거처로 이전하도록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후 지난해 8월 롯데호텔 공사가 마무리되자 신 전 부회장 측은 단서조항을 내세워 신 명예회장이 롯데호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잦은 이사에 대한 부담과 신 명예회장 본인의 만족도를 이유로 복귀를 반대했다. 결국 신 명예회장의 거처 문제는 다시 법원으로 갔고, 지난해 11월 법원은 신 명예회장이 롯데호텔로 돌아갈 것을 결정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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