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U20 월드컵] 막내 형, 마라도나처럼 결승전 뛰어줘!

알림

[U20 월드컵] 막내 형, 마라도나처럼 결승전 뛰어줘!

입력
2019.06.15 09:00
수정
2019.06.16 00:18
1면
0 0

한국-우크라이나 16일 오전 1시… 이강인 vs 불레차 '최고의 10번' 격돌

이강인이 지난 12일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에콰도르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강인은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 한국의 우승과 골든볼 수상을 동시에 노린다. 루블린=연합뉴스
이강인이 지난 12일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에콰도르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강인은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 한국의 우승과 골든볼 수상을 동시에 노린다. 루블린=연합뉴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능수능란한 패스, 최고의 수비수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몸놀림, 볼 터치에 결코 실수가 없는 선수.’

국제축구연맹(FIFA)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20세 이하 월드컵)에 등장한 디에고 마라도나(59)를 이렇게 평가했다. 마라도나는 당시 등번호 10번을 달고 6골을 터뜨리며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골든볼(MVP)’을 수상했다.

40년이 지난 올해 여름, ‘최고의 10번’ 자리를 놓고 대한민국의 이강인(18ㆍ발렌시아)과 우크라이나의 세르히 불레차(20ㆍ디나모 키예프)가 격돌한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이미 자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은 2010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 여자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한 건 처음이다.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4강,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의 U-20 월드컵 챔피언에도 도전한다. 1981년 호주 대회에서 카타르, 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에서 일본이 결승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두 팀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앞서 3차례(2001ㆍ2005ㆍ2015) 본선 무대를 밟아 모두 16강까지만 진출했던 우크라이나도 첫 우승을 노린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0골을 넣고 3골(한국은 8득점 5실점)만 내주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한다.

결전을 앞둔 14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는 이강인. 우치=연합뉴스
결전을 앞둔 14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는 이강인. 우치=연합뉴스

결승전 성패는 10번을 달고 뛰는 양 팀의 ‘에이스’ 이강인과 불레차 발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로 잰 듯한 패스와 넓은 시야, 한국 선수로는 보기 드문 뛰어난 볼 처리 능력을 지닌 이강인은 한국뿐 아니라 폴란드 현지에서도 최고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한 발로 공을 정지시킨 뒤 몸을 360도 돌려 상대를 따돌리는 마르세유 턴을 ‘밥 먹듯’ 선보이며 상대 압박을 벗어나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의 왼발 킥은 안정환 MBC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의 고종수보다 낫다”고 인정할 정도로 날카롭다. 고종수(41)는 역대 한국 선수 중 최고의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선수다. U-20 대표팀 선수들은 두 살 어리지만 뛰어난 기량에 리더 역할까지 하는 이강인을 ‘막내 형’이라 부른다.

우크라이나 세르히 불레차(가운데)가 11일 폴란드 그디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4강에서 상대 수비 사이를 돌파를 하고 있다. 그디니아=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세르히 불레차(가운데)가 11일 폴란드 그디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4강에서 상대 수비 사이를 돌파를 하고 있다. 그디니아=AP 연합뉴스

불레차는 오른발을 더 잘 쓰는 선수다. 측면에서 주로 활약하지만 빠른 드리블과 저돌적인 돌파를 무기로 중앙을 넘나든다. 이강인(1골 4도움)보다 골 결정력이 뛰어나 이번 대회에서 3골 2도움을 올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강인이 현역 시절의 지네딘 지단(46)이라면 불레차는 프랑크 리베리(36ㆍ바이에른 뮌헨)와 흡사하다”고 비교했다. 지단은 ‘아트 사커’라 불린 프랑스 대표팀을 이끈 역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역시 프랑스 대표 출신인 리베리는 전성기 시절 ‘페라리베리’라 불릴 정도로 발이 빨랐던 미드필더다.

이강인이 불레차의 우크라이나를 넘으면 한국 남자 축구 최초 ‘골든볼’ 수상도 유력하다. 1979년의 마라도나에 이어 2005년 네덜란드 대회의 리오넬 메시(32ㆍ아르헨티나), 2007년 캐나다 대회의 세르히오 아구에로(31ㆍ아르헨티나), 2013년 터키 대회의 폴 포그바(26ㆍ프랑스) 모두 자국을 U-20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골든볼을 품에 안았다.

1979년 일본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6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했던 디에고 마라도나(오른쪽).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1979년 일본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6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했던 디에고 마라도나(오른쪽).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흥미롭게도 이강인은 마라도나를 보며 자랐고 불레차는 메시를 좋아한다. 발렌시아 홈페이지는 지난 1월 “이강인 아버지가 마라도나 플레이를 녹화해 이강인과 함께 영상을 보곤 했다. 이강인은 마라도나 플레이 스타일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태권도 사범 출신인 이강인 아버지 이운성씨는 마라도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불레차는 최근 FIFA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등 번호 10번을 단 건 메시 때문”이라며 “메시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대~한민국”이 울려 퍼질 잠 못 드는 일요일 새벽. 40년 전 마라도나가 그랬듯 우승컵을 들고 골든볼 트로피에 입 맞추는 이강인을 볼 수 있을까.

이번 대회 최고의 10번은 누구일까.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번 대회 최고의 10번은 누구일까. 그래픽=신동준 기자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우치(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