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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실업자 늘어나니 고용 나빠졌다? 고령층 구직 늘어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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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실업자 늘어나니 고용 나빠졌다? 고령층 구직 늘어난 탓

입력
2019.06.14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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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실업자 수 19년 만에 최대지만, 고용상황은 개선?”

지난달 실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만4,000명 늘어난 114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5월 기준으론 역대 최고치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20만명대를 다시 회복했음에도, 일각에선 이 같은 실업 지표를 근거로 고용시장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실업자가 늘어나니, 고용시장은 나빠지고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업자 역대 최고 원인은? 

통계상 실업자가 늘어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①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 내 기존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거나 ②은퇴ㆍ가사 등을 이유로 이전엔 일을 하지 않던 비(非)경제활동인구가 구직에 나서 이들 중 일부가 실업자로 잡히는 경우다. 때문에 통상 둘 중 어느 요인이 실업자를 늘리는 데 더 영향을 끼쳤느냐에 따라 ‘고용이 좋지 않다’, ‘회복되고 있다’는 정반대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실업자를 두고 ②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은퇴 이후 대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던 60세 이상 고령층이 적극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40만2,000명이나 늘었다. 이중 35만4,000명이 취업자, 4만8,000명은 실업자가 됐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증가 수(+2만4,000명)를 사실상 고령층이 이끈 셈이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실업자 증가를 나쁘다고만 해석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최근보다 고용 사정이 괜찮았던 2017년(취업자 31만6,000명 증가)에도 실업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연평균 실업자수 추이_신동준 기자/2019-06-13(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연평균 실업자수 추이_신동준 기자/2019-06-13(한국일보
올해 연령대별 실업자수_신동준 기자
올해 연령대별 실업자수_신동준 기자

 ◇문제는 40대 실업 

다만 고령층의 구직활동을 핑계로 ‘최근 고용이 회복되고 있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경제의 허리이자 대다수 가계의 가장인 40대에서는, 사실상 ①의 요인이 더 크게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40대 실업률(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중)은 2.4%로 1년 전과 같았지만, 고용률(78.5%)은 0.7%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는 제조업 구조조정과 내수침체 등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40대 상당수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상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의미의 ‘범(汎)실업자’가 됐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들어 1~4월에도 관측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에 따르면, 1~4월 40대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200명 감소했지만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2만4,000명 늘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유로 ‘취업준비’ 관련 사유를 들거나 ‘그냥 쉬었다’고 답한 40대는 약 2만명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40대 고용 악화에는 제조업 고용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엄상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취업자가 양적으로 25만9,000명 늘었지만) 공공이나 보건ㆍ복지 일자리 중심이기 때문에 과연 양질의 일자리 중심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순 있다”면서도 “다만 단순히 ‘실업자 총량이 늘었으니 고용이 나빠졌다’고 여기는 건 지표를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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