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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찬송가 따라 부르다 눈 감은 이희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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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찬송가 따라 부르다 눈 감은 이희호 여사

입력
2019.06.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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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여성운동가ㆍ영부인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사신 분”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이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가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월 1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이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가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월 1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성경 시편 23편)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한 병실에서는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이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힘겹게 입을 움직이다 이내 눈을 감았다. 향년 97세였다.

이 여사의 아들 김홍업 전 국회의원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을 비롯한 가족들,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 풍파를 함께 겪었던 동교동계 의원 등이 이 여사의 마지막을 지키며 시편 23편을 낭송했다고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전했다. 시편 23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여사가 좋아하는 구절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가족들의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편히 가십시오. 하늘 나라에서 대통령님도 큰아들 김홍일 의원도 만나셔서 많은 말씀을 나누세요’라고 고별인사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김홍업 전 의원과 김홍걸 위원장은 이 여사에게 “어머니 사랑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 여사는 10일 저녁 혈압이 떨어지면서 상태가 위중해졌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10시쯤 모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병실을 지켰다.

최 의원은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님은 단순히 내조자,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김 전 대통령과 동행하신 분이다. 특히 여권 신장을 위해 독보적인 활동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1962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 김대중 대통령 납치사건, 감옥 생활, 망명 등 30년 가까운 고난의 생활이었다”면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사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사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조문은 오후 2시부터 할 수 있다. 발인은 14일,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이다. 이 여사의 장례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사회장으로 엄수된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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