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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한 청년후보 빚더미… 세대교체 가로막는 ‘쩐의 정치’

입력
2019.06.17 04:40
수정
2019.12.10 13: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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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젊은 정치] <3> 독점 정치의 장벽들

“낮엔 배관공, 밤엔 정당 일하며 빚 갚아”… 총선 출마자 평균 1억2000만원 써

돈 없어 옥상에 천막 선거사무소 꾸려 완주했더니 “젊은 거 어필하냐” 비아냥

국회로 가는 길은 멀다. 돈 없고 조직 없는 청년에게는 특히 그렇다. 오대근 기자
국회로 가는 길은 멀다. 돈 없고 조직 없는 청년에게는 특히 그렇다. 오대근 기자

# “월 190만원 벌어 95만원은 월세와 학자금 대출 이자로 내고 있어요. 그리고 30만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쓴 선거운동 비용을 갚고 있고요. 3년 뒤까지 빚을 다 갚으면, 다시 지방선거가 돌아오는데, 또 어떻게 돈을 모아 출마할지…”

왕복근(32) 정의당 전국위원은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관악구의원 후보로 출마해 10.8%를 득표하고 낙선했다.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맞닥뜨린 것은 1,300만원의 빚. 생계를 위해 낮에는 일하고, 짬이 날 때마다 연차휴가를 써 지역구를 다지며 다음 선거를 기약한다.

얼핏 고될 법도 한데, 그는 각개 전투 하는 다른 청년 후보들에 비해 자신의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한다. 당에서 청년 후보에게 2,000만원을 지원해줬고, 득표율도 10%를 넘겨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은 데다, 은행 빚이 아닌 지인들에게서 빌린 채무인 터다. 현행 정치자금법의 제약으로 오랜 지인들은 정당 후원회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았다. 큰돈은 채권각서를 써서 빌려 가며 주변에서 융통했다. 1,000만원은 가뿐하게 들어가는 유세 차량은 언감생심. 그는 운동 기간 내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를 완주했다.

# 청년정당을 표방하는 원외 정당 우리미래(미래당)의 조기원(31) 정치기획국장은, 1년 가까이 이중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낮에는 일용직 배관공으로 일하고, 밤에는 정당 간부로 활동하는 그의 하루는 새벽 5시 30분 신축 건물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는 길에서 시작된다. 경기 화성시 현장에서 소방 배관을 설치하며 구슬땀을 흘린 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발길을 돌리는 곳은 서울 서초구의 미래당 당사. 정당 회의를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 1시지만, 그는 일주일에 나흘은 살인적인 일정을 강행한다.

“과거 사회의 동력이었던 민주화ㆍ산업화 세대가 이룬 과실(果實)은 인정해요. 하지만 세대 갈등을 방치해, 결과적으로 지금은 그다음 세대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장애로 작용하고 있어요. 정규직은 꿈도 못 꾸고, 많은 것을 이룬 또래를 볼 때 서글플 때도 많지만 정치의 세대교체를 위해 그냥 버티는 거죠.”

정치와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세를 규합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고, 돈을 투입하는 데에 사람이 모인다. 현실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출마를 결심한 그 순간부터 선거가 끝나야 비로소 끝나는 ‘쩐(錢)의 랠리’를 의미한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거액의 현금을 기탁금(후보자 등록비용)으로 내야 하고, 경선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비용은 후보 부담이다.

애면글면 본선 궤도에 오른들, 매 순간은 경제적 선택의 연속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을 내고도 돌려받을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공보물을 흑백으로 한 면만 찍을지, 16면 한도 내에서 컬러로 풍성하게 제작할지, 유세 차량을 쓸지, 사람들이 많이 보는 포털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후보의 자금력이다. ’평균 55.5세, 41억원 재산, 남성’이라는 기득권 정체성을 가진 현역 국회의원에 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이 현저하게 부족한 정치 신인, 그중에서도 청년은 대부분 가장 ‘가성비’ 높은 선택을 하게 된다. 헌법에 명시된 피선거권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권리지만, 그 과정의 평등까지 담보하는 건 아니다.

‘젊은 정치인’ 타이틀을 달고 선거를 한 번이라도 치러본 이들은 지금의 선거 룰 아래에서 정치 신인이, 청년이, 원외 군소정당이 새롭게 국회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정치자금법과 정당법, 공직선거법이 기성 양당과 현역 정치인, 그리고 이미 돈이 많은 자에게 한없이 관대한 반면, 도전자는 일찍이 지역에서 세를 규합하지도, 후원금을 모으지도, 사전에 인지도를 모으고 선거운동을 하지도 못하도록 빈틈없이 짜여 있다.

‘비싼 기탁금’과 ‘통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한국 정치의 고비용 구조를 구축하는 양대 산맥이다. 돈이 있어야 출사표를 던질 수 있고, 그나마 허용되는 정치적 행위도 기득권 위주의 틀에 매여 있다. 율사, 교수 등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가진 자’가 반짝 영입돼 ‘인생 2모작’의 방편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장면은 익숙하지만, 블루칼라 노동자나 지방대 출신 청년이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모든 난관을 뚫고 국회에 입성한 신화는 없었다. 한국 정치가 ‘있는 자의 전유물’로 전락하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에 가깝다.

주요국 국회의원 후보자 기탁금액. 그래픽=김경진기자
주요국 국회의원 후보자 기탁금액. 그래픽=김경진기자

◇ 16강: 출마 결정과 동시에 현금 3,200만원

“선거에 나가겠다는 마음을 먹음과 동시에 현금 3,200만원이 필요했어요. 물론 다른 세대에게도 적지 않은 돈이죠. 그렇지만 모아놓은 돈이 적고, 대출하기 어려운 청년이 출마를 마음먹기에는 너무 큰 목돈이에요.”

오창석(33)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지금의 선거 구조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는 데 능한 정치인이 아닌, 돈을 잘 모으는 정치인에게 유리하다”고 일갈했다. 예비후보 신분으로 경선에 나가는 순간, 마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된 것처럼 큰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 부소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영입으로 부산 사하을에 출마해 26.5% 득표율을 얻어 낙선했다.

“당내 예비경선을 위해 자동응답서비스(ARS) 업체를 쓰는 것도 후보 몫이에요. 1,500만원을 지불하지만 공식 선거 비용과는 무관해 보전되지도 않았어요. 후보 등록하고 선관위에 국회의원 선거 기탁금으로 1,500만원, 정당에 후보 등록 비용으로 200만원을 냈고요.”

앞에 붙은 ‘예비후보’ 네 글자를 떼는 데만도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정당이 경선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후보들에게 일임하는 터다. 한 야당 당직자는 “얼핏 경선이 공정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정치 신인,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에게는 그렇지 않다”라며 “인지도에서 현역을 따라가기 힘들 뿐 아니라, 여론조사 비용에서부터 체육관을 빌리고 선관위에 선거를 위탁하는 비용까지 모두 후보의 몫인데 공식 선거 비용이 아니기에 보전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좋은 후보를 검증해 유권자에게 선보이는 것은 정당의 마땅한 책임이다. 하지만 현행 공천 제도에서는 제반 비용을 오롯이 개인에게 지우기에 모아둔 자산이 없는 청년들은 지역구 선거에 뛰어드는 것이 마땅찮다. 조직도 돈도 없는 젊은 정치인에겐 ‘청년비례대표’가 사실상 등용문으로서 유일한 통로로 기능한다. 그마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당헌ㆍ당규를 어겨가면서까지 청년을 뒷자리에 안배(한국일보 10일자 보도)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만이 청년비례대표 한 명씩을 원내에 진출시켰다.

국회는 누구의 것인가. '평균연령 55.5세, 평균재산 41억'의 국회의원 정체성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홍인기 기자
국회는 누구의 것인가. '평균연령 55.5세, 평균재산 41억'의 국회의원 정체성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홍인기 기자

◇ 8강: 비싼 기탁금에 또 좌절

“기탁금이 없으면 후보가 난립한다는 말부터 곱씹어 봐야 해요. 지역의 돈 많은 분들은 ‘돈만 있으면’ 그냥 선거에 나가는 건데 그건 난립이 아닌가요? 결국 지금 제도 아래에서는 뜻 있는 가난한 청년의 길만 막혀있는 거죠. (김선경 민중당 공동대표)”

정치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 우리 정치에서 ‘누구나’와 ‘아무나’를 가르는 기준은 ‘돈’이다. 군소 주자의 난립을 막으면서 책임 있는 완주를 담보하기 위해 후보들은 중앙선관위에 일종의 보증금인 기탁금을 낸다. △국회의원 1,500만원 △광역단체장 5,000만원 △광역의원선거 300만원 △기초단체장 1,000만원 △기초의원 200만원의 기탁금을 내고 당선 여부나 득표율에 따라 전액 혹은 일부 반환된다.

취지야 좋지만, 정치 신인이 문턱에서부터 좌절할 만큼 이렇게 비싼 기탁금을 내야 하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발간한 ‘각 국의 선거제도 비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는 기탁금 납부제도 자체가 없다.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기관 선거에서, 영국은 약 75만원(한화 기준), 캐나다는 약 88만원, 뉴질랜드는 약 23만원을 선거 전 후보 등록 비용으로 납부한다. 일본의 기탁금은 약 3,200만원(비례대표 선출의원은 약 6,400만원), 한국은 1,500만원이다. 청년의 정치 참여가 활발한 유럽 국가들과 일본, 한국의 40세 이하 의원 비율이 현격한 차이(덴마크 41.34%, 일본 8.39%, 한국 0.66%)를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나마 1,500만원이었던 비례대표 국회의원 기탁금은 지난해 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2015년 녹색당이 고액 기탁금을 놓고 ‘재력이 없는 사람들의 선거출마를 제한하는 악법조항이며, 실질적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결과다.

“비례대표에 대해서만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지역구 기탁금은 고액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기탁금 1,500만원이 일반 노동자가 평균적으로 몇 개월만 모으면 되는 돈이기 때문이랍니다. 대체 누가, 어떻게 현금 1,500만원을 쉽게 모아요. 이것만 봐도 한국이 얼마나 돈 정치에 매몰돼 있는지 알 수 있죠.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화려한 공보물 사이에 낀 초라한 공보물을 보고 '이건 뭐야?' 싶었던 경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런 공보물을 보내는 후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사진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구청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공보물을 정리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려한 공보물 사이에 낀 초라한 공보물을 보고 '이건 뭐야?' 싶었던 경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런 공보물을 보내는 후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사진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구청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공보물을 정리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 4강: 손바닥만 한 공보물, 옥상에 차린 사무소

“저도 유권자일 땐 화려한 공보물 사이에 지라시 같이 꽂혀있는 종이 한 장을 보고 ‘대체 이 후보는 무슨 생각이야’ 싶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원외 정당 대표를 하고, 후보로 직접 뛰어보니 너무 이해돼요. 기성 정당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자신이 있으니 비용 한도 안에서 가장 화려하고 좋게 만들어요. 저희 같은 작은 정당엔 결국 지출로 돌아오니 최대한 아끼고요.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당시 두툼한 서울시장 공보물 사이에 손바닥만 한 흑백 인쇄물 한 장이 끼어 있었다. 명함 두 장 정도 A7 사이즈의 종이엔 미래당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의 전과, 재산, 병역 기록이 단출하고도 빼곡하게 인쇄돼 있었다. 양복을 빼입은 프로필 사진도, 화려한 이력과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방선거 당시 “이 공보물은 청년들의 눈물로 만들어졌다”라고 외친 우 후보는 “서울시민 460만 가구에 공보물을 보내려니 3억원이 필요하더라”며 “후보자 정보를 담은 공보물을 보내지 않으면 후보 등록 취소 사유가 돼 부랴부랴 한 장에 2원짜리를 만들어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실전 정치에서 청년의 발랄한 선거 운동은 전략이 아니라 궁여지책이다. 전력투구를 하더라도 선거 비용을 보전받을지 확신할 수 없는데, 가장 부담스러운 선거 사무소 설치와 운영 비용은 보전 항목도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신동현(31) 바른미래당 청주시 흥덕구 지역위원장은 옥상에 천막을 쳐 선거 사무소를 꾸려 완주했다. 유동인구 많은 목 좋은 곳에 현수막을 크게 내걸어, 건물만으로 이름을 알리는 후보에 비해 출발선에서부터 벌써 몇 걸음은 뒤처지는 후보들에게, 경쟁자들은 말한다. “젊은 거 너무 어필하는 거 아니야?”

◇ 결승: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고군분투

“결국 지금 제도 안에서는 금수저 청년들만 정치할 가능성이 커져요. 20대 총선에 나온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쓴 돈이 1억2,000만원이래요. 한 달에 200만원 조금 넘게 버는 청년이 10년을 모아야 만들 수 있는 돈이에요. (백상진 정의당 고양병지역위 부위원장)”

매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한다. 3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을 앞두곤 ‘달아난 청년 민심’ 찾기에 분주하다. 그러나 철저히 원내 기득권과 돈 많은 정치 지망생에게 유리하게 짜여진 독점적 선거 룰이 견고한 이상, 운 좋게 입성한 들, 기성 정당과 금수저라는 두 기득권을 갖추지 않고서야 이 판에서 오래 버틸 젊은 정치인은 없다. 아등바등 조건을 어설프게라도 갖추는 순간, 이들은 ‘생물학적’으로만 청년일 뿐, 1,400만 평균 청년의 삶과는 더욱 동떨어져 기득권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도 또 다른 딜레마다.

청년 정치인은 돈으로 점철된 경기를 완주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완주하고 나서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마주하고, 깨닫게 된다. 내가 뛰었던 판 자체가 기울어 있었기에, 전력 질주해 헤쳐나간 경기의 고비들이 상대에게는 너무나 수월한 장면이었음을. 그 판을 규정하는 건 제도. 즉 선거와 관련한 법이 원내 정당ㆍ현역ㆍ돈 있는 사람에게 한없이 유리해 심판마저 공정하지 않았음을. 그리하여 아무리 체력 좋은 청년이어도 개인기로 돌파하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열릴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한 골대를 향해 부단히 공을 차는 선수에 청년이 아닌 군소정당, 여성, 장애인, 노동자 등 그 누구를 대입해도 모두가 똑같이 불공정한 경기를 경험한다.

2004년 개정된 일명 오세훈법(정치자금법ㆍ정당법ㆍ공직선거법)은 이런 룰을 더욱 강화했다. 정치적 투명성을 제고하고, 돈을 적게 쓰는 정치를 표방한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신인과 원외 정치인의 자금줄을 틀어막는 결과를 낳았다. 노회찬 전 의원의 비극은, 전국구 인지도의 정치인도 원내 기득권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순간 손발이 묶인다는 것을 증명했다. ‘할 수 있는 것’만 하게 하는 현행 선거법(포지티브 규제 방식)도 정치 신인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홍보물의 규격과 피켓 크기는 물론, 어깨띠의 너비, 기호가 적힌 외투를 입은 선거운동원 수까지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자에겐 마이크를 잡을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돈 많은 골리앗을 이기는 패기 넘치는 다윗은 기대할 수 없다.

이지현 ㈜공유정치 대표는 “현행 선거제 아래에서는 맨날 ‘물갈이, 물갈이’ 해도 진입장벽이 높아 결국 기득권만 (원내에)진입할 수 있다”라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는 청년은 버텨내기 어려운 구조”라 진단했다. “선거 비용을 둘러싼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선거 100일 전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 규제를 푸는 것도 검토할 만한 대상이고요. 우선은 고위 공직자, 가진 자, 갖춘 자만 정치한다는 프레임을 깨야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정치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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