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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성접대’ 시간ㆍ장소 드러난 것만 13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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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성접대’ 시간ㆍ장소 드러난 것만 13차례

입력
2019.06.04 17:08
수정
2019.06.04 20: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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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윤중천, 2006년부터 1년 넘게 별장ㆍ오피스텔 등서 접대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사회고위층 관계자들을 접대한 원주 별장의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사회고위층 관계자들을 접대한 원주 별장의 모습. 연합뉴스.

6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별장 동영상’은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고위 검찰 간부였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제공한 성접대의 일부였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4일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을 상대로 한 윤씨의 성접대가 시작된 것은 2006년 여름부터다. 사업에 도움될 만한 사회고위층을 원주 별장에 초대해 성접대 등을 해왔던 윤씨는 김 전 차관에게 1년 넘게 성접대를 제공했다. 검찰이 시간과 장소를 특정해 공소장에 적시한 성접대 목록만 13차례에 달한다.

특히 윤씨는 폭행과 협박을 동원해 사실상 ‘성노예’로 만들었던 피해여성 이모씨를 김 전 차관 접대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차관은 2006년 9월~2007년 11월 원주별장, 역삼동 오피스텔 등에서 총 6차례에 걸쳐 피해여성 이모씨와 부정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11월13일에는 윤씨와 함께 합동 성관계를 하기도 했는데, 당시 찍었던 사진이 압수수색을 통해 새로 발견되면서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윤씨가 평소 “김학의를 잘 모셔야 한다”고 강요했다는 내용도 진술했다.

[저작권 한국일보]김학의 사건의 각종의혹과 검찰 수사 결과/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김학의 사건의 각종의혹과 검찰 수사 결과/김경진기자

이씨 외의 여성들도 성접대에 동원됐다. 윤씨는 2006년 여름부터 2007년 12월까지 복수의 여성들을 동원해 원주별장 등에서 김 전 차관을 접대했다. 이른바 ‘별장 동영상’은 2007년 12월21일 원주별장에서 성접대 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동영상 속 남성을 김 전 차관으로 특정했지만, 여성이 누구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화면에 여성의 얼굴이 나오지 않아, 당시 여성들을 윤씨 측에 공급했던 당사자 조차 영상 속 여성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같은 성접대가 향후 형사사건에 대한 도움을 바라고 제공한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씨가 성접대 사실을 폭로하려 하자 김 전 차관이 중재에 나선 것도 범행의 단서가 됐다. 윤씨는 2008년 2월 이씨에게 가게 보증금 1억원을 갚으라며 고소한 뒤 돌연 소를 취하하고 채무를 면제해줬는데, 그 뒤에 김 전 차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윤씨가 2008년 10월 김 전 차관에게 "향후 형사사건 발생시 직무상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청탁했고, 그 대가로 윤씨가 이씨의 채무를 변제해 줬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확보한 윤씨와 이씨의 당시 통화 녹음파일에는 이 같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검찰 고위 간부이고 제공된 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구체적 사건에 대한 청탁이 아니더라도 포괄적 뇌물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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