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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양정철 4시간 회동… “국정원 중립 위반” vs “사적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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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양정철 4시간 회동… “국정원 중립 위반” vs “사적인 만남”

입력
2019.05.27 17:13
수정
2019.05.27 2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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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철 “사적인 지인 모임, 기자정신 아닌 파파라치” 

 한국ㆍ바른미래 “정치개입 의혹 충분… 정보위 열어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최근 정치권에 복귀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이 지난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원장은 “오래전 약속된 사적인 만남이라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집권당에 돌아와 내년 총선 승리 ‘병참기지 역할’을 자임하며 총선기획과 전략을 주도할 인물이 국가 정보기관 수장을 만난 만큼, 잡음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원의 정치개입 차단을 공언한 상황에서 둘의 만남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여당 일부에서도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즉각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27일 인터넷 매체 ‘더팩트’에 따르면 양원장과 서원장은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정식집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저녁 6시20분쯤 만난 두 사람은 4시간 이상 대화를 이어갔고, 식당 입구에 나와서도 한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더팩트는 수원 자택까지 귀가시 모범택시비는 식당 주인이 대납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민주연구원이 양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최한 토론회가 열렸지만, 양 원장은 불참했다. 행사에 불참한 양 원장은 서 원장을 만나기 위해 오후 5시30분쯤 국회를 떠났다.

양 원장은 논란이 일자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해명했다. 그는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들이 함께한 만찬이었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어 “정치얘기, 선거얘기를 했다가는 피차가 민망해지는 멤버들이었다”며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저널리즘은 다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당 지도부는 사생활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서원장이) 양 원장의활동을 격려한 자리인데, 이걸 문제 삼느냐”고 지적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두 분은 남북관계일로 10년 전부터 만난 인연이 있다. 밥 먹는 자리가 부적절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18대 대선부터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두 사람은 당선의 공을 세운 핵심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여당 일부에선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위치를 고려해 조심해야 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국정원 어느 직원이 선거에 관여할 수 있겠나. 단순한 식사 자리였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민주연구원이 이젠 총선 전략본부처럼 됐고, 당에서 양 원장의 위상을 높여준 만큼(양 원장이) 차분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즉각 국정원을 상대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은 법에 정해져 있는 업무 이외에 하는 것은 안된다”며 “만약 총선과 관련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 원장이 ‘두 분의 4시간’에 대해 먼저 밝히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며 “그 4시간을 밝히기 위해 당차원에서 국정원장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정보위원장이 소속된 바른미래당은 정보위 소집을 예고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장시간 독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이 충분하다”며 “즉각 정보위를 소집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총선승리가 촛불혁명이라고 오만하게 떠들더니 국정을 농단했던 지난 정부와 다른 게 없다"고 비판했다.

서훈(가운데)국가정보원장이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 개회식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가운데)국가정보원장이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 개회식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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