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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로보 펀드 비결? 빅데이터 바탕, 5단계 알고리즘 거쳐 ‘흔들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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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로보 펀드 비결? 빅데이터 바탕, 5단계 알고리즘 거쳐 ‘흔들림 없어’

입력
2019.05.30 04:40
수정
2019.05.31 09:3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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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알파로보코리아그로스(국내주식형)의 고수익 비결/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알파로보코리아그로스(국내주식형)의 고수익 비결/김경진기자

국내 로보 펀드 중 가장 주목받은 상품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사가 만든 ‘알파로보’ 시리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출시된 로보 펀드 상품 4종은 모두 같은 유형의 일반 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주식형에선 증시 부진으로 펀드 평균 수익률이 0%에 근접하는 상황에도 10% 안팎의 높은 수익을 냈고, 글로벌주식형에서도 최고 23%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탁월한 성과를 거둔 이들 로보 펀드의 운용 방식을 들여다봤다.

◇알고리즘으로 찾은 종목에 분산투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로보 펀드는 투자자산 측면에선 국내 주식형과 글로벌 주식형, 투자전략 측면에선 ‘그로스(growthㆍ매출 증대)형’과 ‘인컴(incomeㆍ배당)형’을 각각 조합해 설계됐다.

일반 펀드 평균 수익률과 가장 큰 격차를 낸 ‘국내주식 그로스형’은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고 가격은 싼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펀드 설정액은 44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92.61%를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투자 비중 상위 5개 업종은 반도체(16.78%), 전기전자(10.26%), 서비스업(8.38%), 화학(7.34%), 금융업(4.95%) 순으로, 국내 주력 산업에 비교적 골고루 분산됐다. 투자 종목은 80여개에 달한다. 투자 비중 상위 5개 종목인 서울반도체(1.31%), 시노펙스(1.31%), 이노션(1.30%), 삼익THK(1.28%), 덕산네오룩스(1.28%)의 비중 차이가 1bp(0.0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촘촘한 종목 선정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알파로보’를 통해 5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1단계에선 펀드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군을 고른다. 그로스형이라면 매출 증대 가능성, 인컴형이라면 배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 식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방대한 과거 재무 정보(빅데이터)를 분석한다. 최근 실적까지 고려해 부적격 종목을 제거하는 2단계에 이어 가격이 싼 기업을 고르는 3단계가 진행된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산출한 매출 증대 가능성과 비교해 시장 평가가 박한 기업을 찾는 단계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수익비율(PER) 등 기존 기업가치 평가 지표로는 논할 수 없는, 알파로보만의 기준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4단계에선 기업 규모, 업종, 국가 등을 기준으로 종목을 골고루 분산시킨다. 특정 부문의 악재가 포트폴리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안정적 수익을 얻기 위한 조치다. 5단계에선 시장 상황을 3단계(정상-과열1-과열2)로 분류해 주식 편입 비중을 결정한다. 시장이 과열될수록 주식 비중은 줄어든다.

◇부단한 정보처리ㆍ종목조정 “사람은 힘들어”

알고리즘은 새로운 재무정보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투자 비중을 조정한다. 자체 기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종목은 비중을 줄이고, 저평가된 종목은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정 종목 쏠림을 방지해 안정적 수익을 실현한다는 목표에 따르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이러한 조정(리밸런싱)을 수시로 진행하는 한편, 한 달에 한 번씩 목표에 맞지 않는 종목을 과감히 제외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방대한 재무정보 처리, 냉정한 가치평가, 수시 종목 교체를 동시에 해내는 건 인간 펀드매니저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원론적인 로보 펀드 정의에 가장 근접한운용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일련의 과정을 반복 수행하며 알파로보는 적합한 투자 판단을 위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축적한다. 인간의 학습과 비슷한 이러한 메커니즘을 ‘머신러닝’ 기법이라고 부른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추세 검증력이 뛰어나고 설정된 기준에 따라 흔들림 없이 투자한다는 점이 알고리즘 투자의 특징”이라며 “사람과 달리 시장의 흥분과 공포에 휩쓸려 종목을 매도, 매수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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