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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한국 영화 첫 황금종려상 영예 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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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한국 영화 첫 황금종려상 영예 안을까

입력
2019.05.15 04:40
수정
2019.05.19 21:3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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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거장들 각축 속 한국 영화 9년 만의 수상 기대

칸국제영화제가 14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둔 가운데 13일 영화제의 중심 공간인 팔래 드 페스티벌 건물 외벽에 영화제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있다. 칸=AP 연합뉴스
칸국제영화제가 14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둔 가운데 13일 영화제의 중심 공간인 팔래 드 페스티벌 건물 외벽에 영화제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있다. 칸=AP 연합뉴스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에서 힘차게 출항했다. 미국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짐 자무시 감독의 좀비 영화 ‘더 데드 돈트 다이’가 개막작으로 상영돼 축제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멕시코) 감독과 심사위원 요르고스 란티모스(그리스) 감독, 배우 엘르 패닝(미국) 등이 개막식 레드카펫을 빛냈다.

한국에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경쟁부문에 초청돼 25일 폐막식까지 관심을 내려놓을 수 없다. 한국 영화는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가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밀양’(2007)의 전도연이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지만, 아직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경쟁부문에서 8년째 빈손이기도 하다.

올해는 개막작을 포함해 총 21편이 황금종려상을 두고 다툰다.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터질 세계적인 거장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역대급 라인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중 이미 황금종려상을 경험했던 감독만 5명이다. 2명은 두 차례나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노동자계급의 삶에 천착해 온 ‘블루칼라의 시인’ 켄 로치(영국) 감독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과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 이어서 올해 ‘소리 위 미스드 유’로 최고 영예를 노린다. ‘로제타’(1999)와 ‘더 차일드’(2005)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장-피에르ㆍ뤼크 다르덴(벨기에) 형제 감독은 ‘영 아메드’를 내놓았다. 누가 상을 받든 칸영화제 72년 역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 3회 수상’이라는 대업적을 이루게 된다.

쿠엔틴 타란티노(미국)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압델라티프 케시시(프랑스) 감독의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 테렌스 맬릭(미국) 감독의 ‘어 히든 라이프’는 역대 8명밖에 없는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도전한다. 앞서 타란티노 감독은 ‘펄프픽션’(1994)으로, 케시시 감독과 맬릭 감독은 각각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와 ‘트리 오브 라이프’(2011)로 한 차례 칸을 정복했다. ‘페인 앤드 글로리’로 돌아온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감독, ‘마티아스 앤드 막심’에서 연기까지 한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캐나다) 감독, 개막작의 자무시 감독도 칸의 단골들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봉 감독은 2017년 ‘옥자’에 이어서 두 번째 경쟁부문 진출이다.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의 디아오 이난(중국) 감독과 함께 올해 경쟁부문에서 단 2명뿐인 아시아 감독이다. ‘기생충’은 가족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IT기업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인 이후 두 가족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계급사회의 전복을 시도한 ‘설국열차’(2015)와 자본주의의 야만성을 폭로한 슈퍼돼지의 우화 ‘옥자’ 등에서 신자유주의를 예리하게 해부했던 봉 감독이 양극화된 한국 사회의 살풍경을 희비극으로 직조한다. ‘기생충’은 21일 오후 10시 공식 상영된다.

봉 감독은 지난달 제작보고회에서 “한국 관객이 봐야만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과 뉘앙스를 담은 영화”라며 “거장들 사이에 이름을 올린 것만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칸영화제는 전통적으로 가족영화를 선호해 왔고 최근에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어느 가족’처럼 사회적 약자의 삶을 반(反)신자유주의적 시각에서 다룬 작품들을 지지했다”며 “‘기생충’은 영화의 사회적 역할에도 무게를 두는 칸영화제의 지향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작품으로 수상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기생충’ 외에도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마동석과 김무열이 주연한 ‘악인전’이 한국 영화를 대표해 초대됐다.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퐁다시옹에선 연제광 감독의 ‘령희’가 상영된다. 정다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움직임의 사전’은 비공식부문인 감독주간으로 향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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