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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 사실은 병(病)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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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 사실은 병(病) 떨어진다

입력
2019.05.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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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다리를 꼬는 습관(왼쪽 첫 번째)은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반면 다리를 떠는 습관(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은 하지정맥류에 관한한 건강을 부르는 습관이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일상생활에서 다리를 꼬는 습관(왼쪽 첫 번째)은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반면 다리를 떠는 습관(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은 하지정맥류에 관한한 건강을 부르는 습관이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에 사는 손연희(41)씨는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몇 년 전부터 다리가 무겁고 쉽게 붓는 증상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다리에 혈관이 꾸불꾸불 튀어나오더니 실핏줄이 보이는 등 증상이 부쩍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그녀는 평소 다리를 꼬는 습관 대신 혈액순환을 위해 다리를 움직여주면 부종과 다리가 무거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남몰래 수시로 다리를 떨고 있다.

박찬진 외과 전문의는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가는 정맥 판막의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높아진 정맥압 때문에 정맥이 늘어지고 굵어져서 나타나는 질병을 말한다”며 “수술적인 치료도 있지만 다리의 혈액 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때 생기기 쉽다. 특히 다리 꼬기는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가장 나쁜 습관이다. 다리를 꼬면 다리쪽 정맥이 눌려 혈관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액 순환장애가 생기고, 이것이 하지정맥류로 발전한다.

정맥에는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올라온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제기능을 못하면 혈액이 역류하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뒤섞이고, 그 압력으로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다. 때문에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수시로 발목을 당기고 펴는 운동을 반복해서 펌프기능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잠시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정맥류는 치질과 마찬가지로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질환이다. 초기에는 다리가 붓고 무겁게 느껴지며, 밤에 아픈 정도에서 그치지만 장기간 방치할 경우 미용적인 문제는 물론 피부염, 혈전성 정맥염, 궤양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반드시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다.

초기 증상으로는 ‘다리가 무겁고 쉽게 부으며 욱신거리는 증상이 종종 생긴다’, ‘수면 시 다리에 쥐(야간근육경련)가 잘 난다’, ‘아침보다 오후에 다리가 많이 붓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등이 있다. 드물게 발가락에 이상 감각을 느끼거나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음과 같은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직업, 생활습관

직업 특성상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있는 경우는 다리 쪽 혈액순환 장애로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특히 오랫동안 앉아 있을 경우 엉덩이 쪽 압력으로 다리쪽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고, 이러한 생활습관이 반복되면 하지정맥류로 굳어진다.

◇ 유전

가족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선천적으로 판막이나 정맥벽에 이상이 있으면 정맥류가 잘 생긴다. 가족 중 하지정맥류를 가진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하지정맥류가 생길 확률이 높다.

◇ 임신과 비만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특히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가 찾아오고 자궁이 커지면서 하지정맥에 압박이 가해져 하지정맥류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 중 체중이 늘어나는 것도 정맥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 노화와 운동 부족

나이가 들수록 정맥과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고 조직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정맥류가 발병하기 쉽다. 근육이 약화되고 근육의 내압이 약해지면 정맥의 고혈압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맥순환 장애가 생긴다.

◇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 정맥압이 상승하고 정맥판막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도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된다.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 모세혈관 확장증(거미양정맥류)

지름 1mm 이하의 실핏줄 양상을 보인다. 거미줄 모양의 선홍색, 보라색을 띠고 있어 거미양정맥류로 불리기도 한다. 대부분 주사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 망상정맥류

지름 2~3mm 정도의 푸른색 혈관 모양을 볼 수 있다. 그물처럼 퍼져있는 망으로 보여 망상정맥류라고 불린다. 이 또한 주사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 복재정맥류 및 측지정맥류

다리에 있는 눈에 잘 띄는 정맥 즉, 대복재정맥 혹은 소복재정맥에서 발생하는 복재정맥류, 정맥 분지의 판막이상으로 발생한 지름 5mm이상의 혈관이 관찰되는 측지정맥류는 수술을 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정맥류는 수술과 비수술적인 요법으로 나뉠 수 있다. 다리가 붓거나 묵직하게 느껴지는 경증은 탄력붕대나 압력스타킹 착용, 약물치료 등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또 하지정맥류 진행을 늦출 수도 있다. 만성 정맥 부전이나 임신시의 정맥류 등이 있을 때 도움이 된다.

비수술적인 요법으로는 혈관 경화요법이 있다. 하지정맥류 증상을 나타내는 혈관의 굵기가 매우 가늘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흉터가 염려되는 경우 혈관을 경화시켜 없애는 방법이다. 만성정맥부전, 임신,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정맥혈전증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수차례 시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5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보행적 정맥 절제술이다. 부풀어 오르거나 늘어난 혈관을 표시를 한 다음, 국소마취제를 피부 절개할 부위에 주입 후 2~3mm 정도 절개를 통해 정맥을 제거한다.

두 번째는 복재정맥 제거술. 대·소 복재정맥에서 역류가 있을 때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상부는 결찰을 하고 하부 역류부위부터 사타구니까지의 대복재정맥을 제거하거나 하부 역류부위부터 무릎 뒷부분까지 소복재정맥을 제거한다.

세 번째는 근막하 내시경적 관통정맥 수술을 들 수 있다. 이 수술은 작은 절개 구멍을 통해 관통정맥을 근막하에서 결찰하는 것으로 관통정맥부전이 있는 경우에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네 번째는 혈관 내 고주파 치료와 레이저 치료다. 혈관 내 고주파 치료는 역류가 있는 정맥에 고온의 열을 발생시켜 정맥벽을 열 응고시켜 늘어진 혈관을 막는 방법이다. 혈관 내 레이저 치료는 고주파치료와 비슷하게 역류가 있는 정맥에 레이저 광섬유를 삽입해 혈관벽의 손상과 섬유화로 혈관을 막는다.

마지막 방법은 베나실이다. 이는 질환이 있는 정맥을 의료용 접착제로 봉합 또는 막아서 혈액이 근처의 건강한 정맥을 통해 흐르도록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시술 후 증상이 빠르게 완화되며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박 전문의는 “하지정맥류는 단기간 원인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 된다”며 “평소 다리 저림, 붓기 등 하지정맥류 전조증상을 보이면 종아리 운동이나 다리 떨기 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박찬진 외과 전문의는 "평소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이 있을 때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구 수외과의원 제공
박찬진 외과 전문의는 "평소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이 있을 때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구 수외과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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