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인스타그램 ‘비즈 플랫폼’ 고속 성장… 품질 논란 책임은?

알림

인스타그램 ‘비즈 플랫폼’ 고속 성장… 품질 논란 책임은?

입력
2019.05.08 04:40
24면
0 0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임블리’ 임지현씨는 지난달 17일 자사 제품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팬들과의 소통 중단을 해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임블리’ 임지현씨는 지난달 17일 자사 제품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팬들과의 소통 중단을 해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1967년 박정열(68)씨가 서울 종로에 문을 연 ‘보령양복점’은 뒤이어 합류한 아들 박창우(39) 이사가 ‘비앤테일러’로 이름을 바꾼 뒤 2014년부터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면서 세계적으로 ‘힙한(개성있는)’ 맞춤정장 브랜드가 됐다. 5년 동안 직접 만든 옷 사진 1,100여장을 업로드한 결과 현재 팔로워는 7만5,000여명으로 늘었고, 계정을 본 해외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일도 생겼다. 고객층도 30대 젊은 직장인부터 60, 70대 장년층까지 다양해졌다. 박창우 이사는 “인스타그램이라는 글로벌 플랫폼 덕분”이라며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84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SNS 유명인)’ 임지현(32)씨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던 쇼핑몰 ‘임블리’에서 제품 품질 논란이 제기되자 인스타그램 댓글창을 닫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 큰 비판을 받았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물건을 판매했던 임씨였기에 팬들의 배신감은 상당했다. 그러나 사태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인스타그램 측은 “우리는 단순한 중개자”라며 어떠한 책임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스타그램이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 받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소상공인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쇼핑과 광고 등 비즈니스 기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은 자체 결제 기능을 조만간 한국에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제2의 임블리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 이용 현황과 국내 이용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 이용 현황과 국내 이용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ㆍ미디어 총괄 부사장은 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한국 이용자의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제품을 접한 이후 구매와 관련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스타그램이 국내 16~64세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이용자의 85%는 인스타그램에서 제품 정보를 검색하고, 63%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특정 브랜드의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하고 있으며, 35%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의 국내 월간이용자(MAU)가 1,000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옮겨왔던 소비 형태가 이제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인스타그램은 소비자와 비즈니스 담당자의 소통이 자유로운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제프 블라호비치 인스타그램 아태지역 선임 컨슈머리서치 담당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아름답게 잘 만든 콘텐츠가 아닌,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원한다”며 “인스타그램에서는 브랜드의 소소한 뒷 이야기나 최신 소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하다 문제가 발생한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이날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들이 얼마나 많은 수입을 올리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다만 인스타그램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 계정을 폐쇄하는 등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뿐”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서비스 안에서 구매와 결제가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취할 조치가 현재로서는 없다”면서 “관련 법령을 최대한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