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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BTS 번더스테이지→농염주의보“...OTT 진화, 도전의 장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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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BTS 번더스테이지→농염주의보“...OTT 진화, 도전의 장 열다

입력
2019.05.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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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BTS 번더스테이지:더무비' 포스터, 유튜브 오리지널,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고,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포스터. 유튜브오리지널, 넷플릭스, 컴퍼니상상,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제공
(왼쪽부터)'BTS 번더스테이지:더무비' 포스터, 유튜브 오리지널,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고,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포스터. 유튜브오리지널, 넷플릭스, 컴퍼니상상,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리얼리티부터 관찰까지 수없이 세분화됐지만 그마저도 어느덧 포화상태에 다다른 예능을 벗어나 콘텐츠의 장르 확장이 시작된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OTT 플랫폼’의 진화가 있다.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 이른바 ‘인터넷 영상 콘텐츠 제공 플랫폼’인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 유튜브, 푹, 티빙 등으로 대표되는 OTT 플랫폼은 최근 시청자들의 TV, 콘텐츠 시청 패턴과 형태가 급변함에 따라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했다.

과거 TV 채널이 보유했던 영향력이 OTT 플랫폼으로 이동한 지금,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이며 콘텐츠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변화로 이어졌다.

먼저 유튜브는 ‘유튜브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현재까지 꾸준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 외 국가 최초로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인 예능 ‘달려라, 빅뱅단!’을 선보인 유튜브 오리지널은 이듬해 방탄소년단의 성장 다큐멘터리 ‘BTS: 번 더 스테이지’를 비롯해 빅뱅 지드래곤의 다큐멘터리 ‘권지용 액트3: 모테’, 드라마 ‘탑매니지먼트’를 선보였다. 이어 올해는 박재범과 손을 잡고 새 다큐 ‘제이팍:쵸즌원’로 오리지널의 문을 열었다.

유튜브 오리지널의 국내 행보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그들이 ‘K팝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앞서 유튜브 오리지널은 지난 해 3월 방탄소년단의 ‘BTS: 번 더 스테이지’를 통해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번 더 스테이지’는 총 8회 중 1화 조회수만 2,5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이후 미공개 영상 등을 추가해 영화까지 개봉하며 전 세계 70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200만 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다.

방탄소년단으로 K팝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콘텐츠와 유튜브 오리지널의 시너지를 확인한 유튜브는 이후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비슷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첫 공개 된 박재범의 다큐멘터리 역시 큰 화제 속 전 세계 공개되며 ‘K팝 다큐멘터리’ 장르의 가능성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최근 K팝의 위상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음은 국내외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팝 스타들의 화려한 무대 위 모습뿐만이 아닌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는 분명 전 세계인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다. 게다가 국내 이용자만 3,000만명 이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가 제작하는 콘텐츠인 만큼 K팝 아티스트들에게는 유튜브 오리지널과의 다큐 제작 협업이 세계 진출로 향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가능성도 높다.

유튜브 오리지널의 ‘K팝 다큐’ 장르에 대한 가능성 입증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향후 국내에서도 이 같은 장르의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국내에는 ‘K팝 스타’들을 심도 있게 다루는 다큐멘터리 장르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던 만큼, 유튜브 오리지널의 성공사례를 발판 삼아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한 웰메이드 ‘K팝 다큐’ 및 파생 다큐멘터리 콘텐츠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유튜브 오리지널은 ‘K팝 다큐멘터리’를 넘어 또 다른 도전 역시 준비 중이다.

고타 아사쿠라 유튜브 오리지널 아시아태평양 리드는 ”유튜브 오리지널에서는 장르를 구분해서 제작 여부를 고려하진 않는다. 현재 음악 중심으로 유튜브 오리지널이 제작되고 있는 이유는 K팝이 많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현재의 행보에 대한 이유를 밝힌 뒤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K팝과 한국의 음악을 유튜브 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쇼를 준비 중이다“라고 전해 그들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튜브 오리지널이 ‘K팝 다큐멘터리’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넷플릭스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라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코미디 장르에 대한 기회의 장을 열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이미 한국 외에 다양한 국가의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를 선보이며 해당 장르에 대한 지대한 애정을 드러내 온 바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코미디언 유병재와 손을 잡고 ‘B의 농담’이라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선보였던 넷플릭스는 해당 공연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 현재 콘텐츠로 제공 중이다.

당시 유병재는 악플에 대한 당당한 피드백을 콘셉트로 자신을 향한 논란, 사회적 이슈, 소속사 저격까지 아우르며 강한 농담과 신랄한 풍자로 약 90분가량의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이끌었다. 기존에 국내 코미디언들이 개그 프로그램에서 분장이나 몸개그, 짜여진 각본 등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것과는 달리 ‘말만으로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큰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고, 공연은 티켓 오픈 1분 만에 3일치 전석이 매진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B의 농담’ 이후 1년 만에 넷플릭스는 박나래와 손을 잡고 또 한 편의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를 선보인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라는 타이틀로 오는 17, 18일 열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는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농염주의보’의 연출을 맡은 컴퍼니상상의 김주형 PD는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평소 분장 등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주특기인 박나래가 부가 장치 없이 스토리만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드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엔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지만 현재 강한 열정으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박나래는 생애 첫 스탠드업 코미디쇼 도전을 통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준 적 없는 또 다른 ‘코미디언 박나래’로서의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점차적으로 축소되면서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량 있는 코미디언들이 코미디 무대 대신 예능 카메라 앞에 더 많이 서게 된 것 역시 이 같은 이유를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국내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스탠드업 코미디 장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역량 있는 코미디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동안 ‘잘 몰라서 찾지 않았던’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그 흥미는 국내 콘텐츠 시장에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의 니즈 증가로 이어져 종내 국내 코미디 콘텐츠의 장르 확대라는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OTT 플랫폼이 그저 동영상을 제공하던 시대는 갔다. K팝스타들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부터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그간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파격을 담은 콘텐츠들이 OTT 플랫폼의 손을 잡고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콘텐츠 레드오션’을 맞이한 대한민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두 팔 벌려 이들의 신선함을 받아들일 자세가 아닐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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