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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페트병이 아니라면…” 고민 깊은 칠성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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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페트병이 아니라면…” 고민 깊은 칠성사이다

입력
2019.05.0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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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의 갈색 등 유색 페트병 시장 퇴출 방침에 ‘브랜드 타격’ 고민 

70년 가까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의 트레이드 마크는 초록색이다. 투명 페트병으로 제작된 오른쪽 두 제품은 탄산 함량을 높인 칠성사이다 스트롱과 당도를 크게 낮춘 칠성사이드 로어슈거. 두 제품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출시됐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70년 가까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의 트레이드 마크는 초록색이다. 투명 페트병으로 제작된 오른쪽 두 제품은 탄산 함량을 높인 칠성사이다 스트롱과 당도를 크게 낮춘 칠성사이드 로어슈거. 두 제품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출시됐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1950년 5월 출시된 ‘칠성사이다’는 사람으로 치면 올해 칠순을 맞는다. 강산이 일곱 번 변하는 동안 무려 190억병 넘게 팔린 국내 대표 장수 음료다.

칠성사이다의 트레이드마크는 ‘초록’이다. 롯데가 1974년 칠성한미음료를 인수했을 때부터 초록색을 적용했다. ‘맑고 깨끗한 사이다’를 내세운 광고와 초록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 덕에 칠성사이다를 잘 모르는 요즘 세대도 사이다 하면 ‘초록’을 떠올릴 정도로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 1~2년 후면 칠성사이다의 상징과도 같은 초록색 페트병은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2021년까지 음료수ㆍ생수병으로 사용되는 유색 페트병을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곳은 갈색 페트병을 쓰는 맥주 업계다. 맥주 업계는 제품의 품질을 보전하려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페트병에 갈색을 입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환경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갈색 페트병을 유지하되 맥주 업계와 전문가 연구 용역 등을 거쳐 갈색 페트병의 퇴출 시기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올해 연말까지 정할 방침이다.

음료 업계에서는 칠성사이다의 변신이 관심이다. 칠성사이다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는 맥주병처럼 초록 페트병에도 직사광선 차단 효과가 있어 제품 품질 유지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색상 변경에 따른 품질 문제 외에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 보인다.

롯데칠성음료의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밀키스. 밀키스가 투명 페트병으로 바뀌기 전후의 모습. 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의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밀키스. 밀키스가 투명 페트병으로 바뀌기 전후의 모습. 롯데칠성음료 제공
친환경 무색 페트병으로 새롭게 바뀐 한국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 한국 코카-콜라 제공
친환경 무색 페트병으로 새롭게 바뀐 한국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 한국 코카-콜라 제공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출시한 ‘칠성사이다 스트롱’(탄산 함량이 기존 제품의 30% 이상)과 지난해 선보인 ‘칠성사이다 로어슈거’(당 함량이 기존 제품의 40% 이하)에 이미 투명 페트병을 적용했다.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밀키스도 지난 2월 페트병을 녹색에서 무색으로 바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는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라 페트병 색깔 교체에 좀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칠성사이다의 작년 매출은 4,000억원으로 주류를 제외한 롯데칠성음료의 음료 부문 매출 25%를 차지한다. 칠성사이다에 이어 국내 사이다 2위인 한국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는 기존 초록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면 교체한다고 최근 밝혔지만 업계에선 “시장 점유율(칠성사이다 75%, 스프라이트 20%)을 고려할 때 두 제품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평가다.

롯데칠성음료는 환경부가 제시한 시기 이전에 투명 페트병으로 변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출시 70주년에 맞춰 투명 페트병을 적용하며 디자인까지 새롭게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페트병 외에 칠성사이다 유리병과 캔은 기존 초록색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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