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환동해시대 경북] 경북의 동해바다, 창조와 혁신의 새바람을!

알림

[환동해시대 경북] 경북의 동해바다, 창조와 혁신의 새바람을!

입력
2019.05.15 04:40
0 0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환동해지역본부ㆍ동부청사 개청을 앞두고

[저작권 한국일보]경북도 김남일 환동해지역본부장.
[저작권 한국일보]경북도 김남일 환동해지역본부장.

동해(東海)의 명칭은 역사 문헌상으로 보면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동명성왕편에 최초로 등장한다. 신라 건국 2년 전인 BC 59년에 ‘東海邊’이라는 기록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광개토왕릉비(414년)를 비롯하여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 동해 명칭은 다수 등장한다. 이것은 동해가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내려온 민족의 상징이자 경북ㆍ대구인들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아울러 경북 동해는 ‘보석’ 울릉도와 독도를 품고 있으며, 강원도보다 더 긴 해안선(경북은 537km, 강원도는 402km)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북의 여러 포구를 중심으로 연오랑세오녀의 일월사당(日月祠堂)과 귀비고이야기, 아진포의 탈해왕과 개운포의 처용이야기, 영덕의 식해와 대게이야기, 울진ㆍ울릉간 수토사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남아 있어 해양문화콘텐츠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아름다운 생태경관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이를 활용한 문화산업 발전과 해양관광 비즈니스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돌이켜보면 신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행정기관인 선부(船府)를 설립하여 바다를 통해 나라를 지켰고, 지중해를 비롯한 전 세계와 활발한 국제교류와 무역활동을 펼쳤다. 또한 문무대왕, 장보고, 혜초 등 걸출한 해양인물들을 배출했다. 이에 우리 역시 해상제국의 진취적인 정신을 오늘날로 창조 계승하여야 하는 것이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해양력(海洋力)을 바탕으로 바다를 적극적으로 경영하면서 대륙과 해양을 아울렀을 때 신라와 고려의 국운은 팽창했고, 반대로 바다를 닫고 국제정세에 주도적인 역할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국운이 쇠퇴한 것은 조선과 근대의 역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국가의 명운이 그러하다면, 한 지역의 명운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원자력 전기 생산의 50%를 담당하는 원자력산업, 포항 영일만항 뱃길을 통한 국제적인 물류와 크루즈 여행, 청정 동해 바다를 활용한 안전한 시푸드 생산, 해양레저스포츠를 영위할 수 있는 힐링 휴양 등 경북이 동해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척 많다.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육지 전체보다 6.3배나 많은 해양 영토를 활용한다면, 그 이용 가치는 더욱 넓어진다. 예컨대 상상력을 자극하는 해중 공간개발과 유인심해 잠수정을 활용한 해양자원 개발 등의 신산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탐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북 동해라고 할 것이다.

2019년 5월15일, 역사적인 ‘경상북도 동부청사’를 개청했다. 동부청사의 개청을, 단순히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으로 인한 환동해지역 5개 시ㆍ군, 100만 지역 주민들의 민원 편의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안배라는 정치적 논리로 해석하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에 이철우 민선 7기 경북도지사는 “동해안의 발전 없이는 경북에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없다”는 큰 시대적, 역사적 담론을 제시하였다.

인천광역시의 전신인 제물포읍과 경주 감포읍은 1937년 함께 읍으로 승격되었다. 그러던 제물포읍이 지금은 어떻게 변신했는가? 제물포읍은 경주시의 규모를 넘어, 국내 3대 도시의 명예도 대구로부터 빼앗아 갔다. 이는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일찍이 바다 뱃길과 하늘 길을 모두 열어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도시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상북도 동부청사는 경북ㆍ대구인들이 안고 있는 어려운 지역적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환동해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기존의 제조업과 해양신산업의 융합을 통한 혁신과 도전으로, 통일시대의 유라시아 경제권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경북·대구가 세계로 열린 해양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전위 역할을 하면서, 안정적인 베이스캠프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것이다.

신라의 문무대왕은 “내가 죽거든 열흘 후 화장을 하고 예는 지키되 검소하게 하라. 나는 죽어서 바다의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킬 것이니라”라고 했다. 동부청사는 문무대왕의 이러한 바다사랑, 동해정신(東海情神)을 철학적, 인문학적으로도 계승하여야 한다. 체계적인 인문학적 연구를 바탕에 깔고, 환동해 경제권을 선도해야만이, 바다를 통한 경북·대구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대구를 포함한 환동해지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포항의 철강산업, 구미의 IT산업, 대구의 자동차와 섬유 산업 등 조국근대화에 기여한 ‘창발융합성’을 동해의 정신인 ‘열린 지향성’과 접목시킨다면, 환동해지역을 북방경제의 중심으로, 물류의 중심으로 키워 나갈 수 있다.

동해바다는 열려 있다.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우리가 도전하고 진취적으로 나아간다면 동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동해는 우리에게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큰 파도로 포효하고 있다. 어려울 때 움츠리면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으로, 창조와 혁신의 새바람으로, 우리는 동해로 동해로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태양이 동해에 떠오를 때까지 쉼 없이 나아가야 한다. 환동해지역본부 동부청사 시대를 시작한 우리는 지금, 그 열린 미래의 출발선상에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