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묵념 이후 진혼곡이 울려 퍼지면서 불교식으로 40분 가량 진행됐다.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35년 동안 조 회장과 함께 일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추모사에서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어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오랜 친구인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추모사를 통해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담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볼 때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조 회장이 그의 평생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난다.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 조 회장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45년 동안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기치로 그룹을 진두지휘하던 모습이 지나가고 영상 마지막에 ‘하늘을 사랑한 사람 하늘로 돌아가다’란 문구가 나오면서 유족과 임직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후 위패와 영정사진을 든 고인의 손자들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 사장의 부인,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운구행렬을 이끌고 병원 주차장 쪽으로 나왔다. 그룹 임직원들이 관을 운구했으며 동생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이 뒤따랐다. 전날 2시간 가량 빈소에 머물렀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고인의 차량을 운전했던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자청해 운전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차는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격납고 등을 돌았다. 검정 의복을 입은 대한한공 임직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조 회장은 이날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 안장됐다. 2002년 별세한 선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3년 전 세상을 떠난 모친 김정일 여사가 안장돼 있는 곳이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