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진 변호사, SNSㆍ라디오 방송서 억울함 호소
과도한 주식 보유로 논란이 불거진 이미선(49ㆍ사법연수원 26기ㆍ부장판사)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왜 잘못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투자할 게 주식밖에 없어 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이테크건설 주식과 관련해서도 “후보자가 맡았던 재판과 상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51ㆍ연수원 23기) 변호사는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보유 주식과 관련해 “정치적 공방에 불과한 것이 자꾸 문제가 되는 게 유감”이라며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자 정보나 불법적인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테크건설 주식 논란에도 억울함을 피력했다.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화학기업인 OCI 계열사인 이테크건설 주식2,040주(약 1억8,706억원)를 갖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이테크건설의 하도급업체가 채용한 기중기 기사와 삼성화재 간의 민사소송을 맡은 전력이 있다. 원고는 삼성화재, 피고는 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였으나 삼성화재가 패소했다.
오 변호사는 “그 재판은 어느 쪽이 보험금을 부담할 지가 핵심이었고 이테크건설은 사건 당사자도 아닌데다 누가 이기든 상관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삼성화재가 이겨도 보험 계약자인 이테크건설이 이득을 볼 게 전혀 없었는데 게다가 삼성화재가 패소했다”며 “이런 의혹 제기는 아주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작전세력 패턴’ 의혹에도 “아무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되받아 쳤다. 오 변호사가 지난해 3월 13~15일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 주식 2억원어치를 매도한 지 2주일 만에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되면서 주가가 급락해 작전설이 나온 것이다.
오 변호사는 “삼광글라스 주식은 2007년부터 사고 팔면서 보유해왔다”며 “그런데 그 중 일부만 끄집어 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일부만 팔고 더 많은 물량은 보유했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주식 매도 직후 주가 급락은 우연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 전ㆍ현직 판사 부부의 많은 주식 보유를 두고는 여당에서조차 싸늘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자와 남편, 부모, 두 자녀의 재산 46억6,900만원 중 주식은 35억4,900만원으로 약 80%를 차지한다. 이들 부부의 주식 거래 건수가 5,000건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판사는 부업이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도 오 변호사는 “과장이며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만약 100주를 10주씩 열 번 판다면 열 번의 거래 횟수가 있는 것처럼 계산이 된다”며 “실질적인 매매 횟수는 훨씬 적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오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주식거래와 재산관리는 저에게 전적으로 일임해 아내인 후보자는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이 후보자는 22년간 오로지 재판 업무에 전담하면서 소수자 보호와 여성인권 신장에 기여했다”며 “후보자는 주식을 어떻게 거래하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주식 매각 약속도 재확인 했다. 오 변호사는 “아내는 주식거래에 불법이 확인될 경우 사퇴할 것이고, 임명된다면 보유 주식 전부를 매각하겠으며, 퇴임 후 영리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 약속했다”며 “주식 매각은 임명전이라도 최대한 신속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자질에 문제가 없다는 기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