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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구겨진 태극기, 외교부 기강해이 당장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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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구겨진 태극기, 외교부 기강해이 당장 감사하라

입력
2019.04.06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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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한 외교부가 이번엔 태극기의 존엄성마저 훼손했다. 지난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한ㆍ스페인 전략대화 회의장엔 심하게 구겨진 태극기가 그대로 내걸렸다. 가로 160㎝ 크기의 태극기엔 10㎝ 간격의 세로 구김줄이 선명했다. 오랫동안 접어 둔 탓인지 꼬깃꼬깃해진 태극기는 구김 한 줄 없이 매끈한 스페인 국기와 대조됐다. 국민들 가슴은 미어졌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100년 전 3ㆍ1운동 당시 ‘대한독립만세’를 외칠 때 태극기를 흔든 것도 이런 배경이다. 목숨만큼 소중히 여겨진 태극기를 우리가 온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다. 태극기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애국심을 고양하기 위해 대한민국국기법도 제정돼 있다. 시행령은 국기가 구겨진 경우엔 다림질을 해 게양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본부에서 차관이 참석한 행사가 이 정도면 해외에선 어떨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사 풀린 외교 라인의 ‘참사’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방문 당시 SNS에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한 데 이어 지난달 캄보디아에선 엉뚱한 대만 건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하고, 영문자료에 북유럽 발틱 국가를 유럽 동남쪽 발칸 국가로 기재한 것도 큰 결례였다. 이 때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원간담회를 소집한 바로 그 시간 구겨진 태극기가 걸린 것은 더 이상 강 장관으론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고강도 감사가 필요하다.

공무원도 실수할 수 있지만 외교부는 도를 넘어섰다. 똑같은 실수엔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가 있다. 그 실수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얼빠진 외교관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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