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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 “명언? 잔소리 대신 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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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 “명언? 잔소리 대신 한 말이죠”

입력
2019.04.03 07: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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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캐피탈 V리그 챔프 만들어 “선수들 인생 멘토이고 싶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 진열된 역대 감독 핸드프린팅에 손을 대고 웃고 있다. 강주형 기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 진열된 역대 감독 핸드프린팅에 손을 대고 웃고 있다. 강주형 기자.

2018~19시즌 V리그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고 2년 만에 챔프전 정상을 탈환한 최태웅(43) 현대캐피탈 감독은 코치 생활 없이 선수에서 감독으로 직행한 이례적인 지도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김세진 전 OK저축은행 감독도 코치 생활을 거치지 않았지만, 이들은 선수생활 은퇴 후 스포츠 방송 해설위원 등을 지내다 감독으로 발탁됐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선장이 된 직후 팀을 4년 연속 챔프전에 올렸고, 두 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두 번의 챔프전 우승을 지휘했다. 이번 챔프전에서 패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최 감독을 “명장 반열에 오를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 31일 배구단 복합 훈련시설인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최 감독은 ‘최태웅 명장’이란 찬사에 대해 “전혀 아니다. 아직 배울게 많고 경험도 더 쌓아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매 시즌 쉽지 않지만 이번 시즌은 특히 힘들었다”고 했다. 봄 배구를 앞둔 리그 후반 주요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공백기간이 길어졌다. 리그 선두를 달리다 2~3위권 쳐진 것도 이즈음이었다. 리그 초중반 현대캐피탈의 팀 컬러인 ‘스피드 배구’에 위기도 찾아왔다. 최 감독은 “이기는데 급급하다 보니 우리만의 색깔도 없어지고 선수들의 신뢰도 옅어졌다”면서 “올해만 배구 하는 것 아니니 장기적으로 보자는 생각으로 리그 중반부터 성적보다는 우리만의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최 감독은 ‘명언제조기’로 유명하다. 팬들 사이에서 ‘최태웅 어록’이 회자될 정도다. 이번 챔프전 1차전 5세트 6-9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최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기적은 일어난다”고 했고, 그 기적은 실제로 일어났다. 최 감독은 “2002 월드컵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문구가 갑자기 떠올라 말했던 것”이라고 했다. 기억에 남는 자신의 어록을 물었더니, 2016년 2월 OK저축은행 전을 꼽았다. 그는 당시 “모든 사람들(관중)이 다 너희들을 응원한다. 그 힘을 받아 뒤집어 봐.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기술적인 작전은 선수들이 훈련과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이미 다 알고 있다”면서 “사전에 약속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을 때 상기시켜주는 정도만 지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트 안에서 이미 벌어진 일을 작전 시간에 계속 되풀이해서 말하는 건 잔소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 훈련장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충남 천안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 훈련장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다음 시즌 구상도 내비쳤다. 최 감독은 김재휘, 허수봉의 군입대, 파다르의 이적 등을 들며“이번 시즌보다 확실히 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직접 봐야겠지만, 현재 신청 인원도 적은데다 신선한 선수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보유 중인 좋은 선수를 잡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했다.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 문성민, 신영석, 여오현 등에 대해 “꼭 재계약할 것이다. (팬들께서)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형 같은 감독’이고 싶다고 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배구를 하는데, 혹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 저부터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천안=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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